[광주·전남 결산-경제] 우울한 경제지표·기아차 증산 등 '희비 교차'

올해 62만대 생산체제 구축에 들어간 기아차 광주공장 스프티지R 생산라인./사진제공=기아차 광주공장 © News1

</figure>광주·전남지역 서민들의 가계 주름이 깊어진 한해였다. 유럽발 위기와 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 부진 등의 여파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국가 전체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움추려들었다.

수출과 판매 부진으로 시름이 깊어진 제조업체는 노사 갈등으로 그 어느해보다 살얼음판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유통업계는 사활을 건 영업에 경쟁적으로 나섰다. 다만 모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열기가 달아 오른 점은 지역 경제계의 작은 위안이 됐다.

광주·전남 지역경제의 우울한 성적표는 각종 지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광주·전남의 매출액 20억 원 이상 기업 460개를 대상으로 벌인 ‘2012년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제조업의 업무현황 기업경기실사지스(BSI)는 기준치 100을 크게 밑도는 61로 전달보다 7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2009년 3월이후 44개월만에 최저치다.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올 상반기 광주·전남지역 수출입 동향을 분석한 결과, 광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한 68억3100만 달러, 전남은 1.9% 증가한 208억4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지난해 증가율 광주 15.1%, 전남 31.5% 등과 비교해볼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실제로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자동차·조선·건설·석유화학·철강 등 주력 업종의 수출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협력업체들이 몰려있는 광주 하남산단 입주기업들은 공장 조업률이 크게 떨어졌다.

전남 서부권을 대표하는 조선업계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영암 소재 현대삼호중공업의 선박 수주가 크게 줄면서 지역 조선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불필요한 행사를 축소하거나 없애는 등 위기 경영상태에 들어간지 오래다. GS칼텍스 여수공장 또한 영업인력을 감축하는 등 군살빼기에 나섰다.

기업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어깨도 축 늘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광주지역 가계 빚은 총 14조6000만원으로 한 가구당 28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대출중 주택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달했다. 2009년 58%, 2010년 61%, 2011년 63%로 주택대출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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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광주지역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의무휴업 적용을 받지 않고 영업을 재개한다며 붙인 안내문을 소비자가 쳐다보고 있다. © News1 김태성 기자

</figure>서민들의 지갑이 가벼워지자 유통업계는 골목상권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정부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의 강제휴무일을 지정하고 신규 점포 개설에서는 거래제한 등 각종 규제를 실시하자 유통업계는 법정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암울한 소식들 사이에서도 간간히 반가운 얘기도 들려왔다.

대표적으로 광주지역 경제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본격적으로 62만대 증산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지역 대표 건설사들의 잇단 퇴출 등으로 한숨만 깊어가는 지역경제에 단비같은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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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나주시 혁신도시 신사옥 건립 착공식© News1

</figure>또 지난 2007년 11월 첫 삽을 뜬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 조성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된 점도 다행이었다. 5년전 허허벌판이던 733만㎡의 광활한 부지에 밤낮으로 공사차량이 오가면서 외형을 갖춰가고 있는 모습은 지역민들에게 위안이 됐다.

특히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수완지구와 봉선·진월지구, 첨단2지구 등을 중심으로 활발해지면서 장기간 침체에 빠진 지역 건설업계에 힘을 불어넣었다. 민간 분양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4년 만에 7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광주시가 광(光)산업을 이을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탄소나노 소재인 ‘그래핀’을 추진하는 등 산업 육성노력에 적극 나선 것도 희망을 갖게 해줬다.

h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