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감기 '콜록콜록'…인플루엔자 환자 일주일 새 3배 늘었다

광주, 밀려드는 환자에 오전 진료 '오픈런' 예약 마감
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비율 광주 107.8명·전남 99.5명

최근 의료기관을 찾는 독감 등 호흡기 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9일 광주 북구보건소 예방 접종실 백신 보관 냉장고가 텅 비어있다.(광주 북구 제공)2025.1.9/뉴스1

(광주=뉴스1) 최성국 박지현 기자 = "콜록 콜록."

10일 오전 9시쯤 광주 남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다수가 진료를 보는 이곳은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이 이어졌다. 병원 진료 접수는 오전 8시 50분부터 시작되는데 대기 순번표는 이미 50번대를 넘겼다.

환자 대기실은 이마에 쿨시트를 붙인 채 콜록대는 어린아이들과 자녀를 다독이는 부모들로 가득 차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였다.

간호사들이 환자 호명 후 재는 체온계는 대부분 38도 안팎의 고열을 나타냈다.

한 부모는 "밤새 아이가 고열에 시달려 아침 7시에 나왔는데 뒷번호를 받았다"며 "어제는 둘째가 A형 독감 판정을 받았다. 어린이집에도 보낼 수 없어 오늘은 연차를 낸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의 1명이 진료를 보는 광주 동구의 한 이비인후과도 이날 아침 일찍 오전 진료 접수가 마감됐다. 오전 9시 30분쯤 도착한 한 독감 증세 환자는 "일찍 온다고 왔는데 대기순번이 30번째라서 한시간 동안 기다리고 있다. 제 뒤로도 30명 넘게 대기줄이 이어졌다"고 했다.

진료실 내부에는 앞선 검사로 양성·음성 반응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독감 키트가 줄줄이 놓여 있었다. 아이와 함께 진료를 보러온 부모들도 연신 기침을 하며 순번을 기다렸다. 독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수액실로 자리를 옮겼다.

간호부장은 "증상은 다양하지만 지난주 초부터 많은 감기, 독감 환자들이 오고 있다. 평소보다 환자가 2~3배는 많다"면서 "단순 감기로 판별돼도 다음날 독감 판정이 나오는 사례도 다수 있었기에 병원 내 감염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지역은 인플루엔자(독감) 확산세가 매우 가파른 상황이다. 인플루엔자 증상은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 기침이나 인후통이 있으며 소아는 오심, 구토, 설사 등을 하기도 한다.

광주시 감염병관리지원단에 따르면 광주지역의 52주차(지난해 12월 22일~28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비율은 107.8명으로, 51주차(39.8명)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52주차 전국 평균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비율은 73.9명이다.

광주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48주차 7.7명, 49주차 12.5명, 50주차 19.4명으로, 한달 만에 환자가 14배 늘었다.

전남지역도 52주차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비율이 99.5명으로, 51주차(37.3명)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남은 한달 전인 48주차의 의사환자 비율이 3.3명, 49주차 5.2명, 50주차 7.0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외래환자 1000명당 7~12세가 147명, 19~49세 139.6명, 13~18세 116.5명으로 사회활동이 많은 연령층에서 다수 발생했다.

52주차 환자 표본감시를 보면 1000명당 7~12세가 147명, 19~49세 139.6명, 13~19세가 116.5명으로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환자가 확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예방접종 백신주와 유사해, 백신접종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염병관리지원단 관계자는 "독감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외출 전·후 손씻기, 마스크 착용, 규칙적인 실내 환기 등 예방수칙을 생활화하고 기침과 인후통 등 관련 증상 발생시에는 내원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