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주차장이 '화물차 장기주차장' 둔갑…지자체는 '황당 허가'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시민 주차 편의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조성된 광주 남구 효덕IC 공영주차장이 남구의 묵인 아래 화물주차장으로 둔갑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광주시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A 업체는 광주 남구 효덕IC 공영주차장 내부에 대형화물차, 대형버스 등이 주차할 수 있도록 임의적인 대형차 주차구획을 조성했다.

해당 업체는 광주 남구로부터 효덕IC 공영주차장에 대한 운영을 수탁받았다.

효덕IC 공영주차장은 소형차 시민 주차난 해소와 주민 주차 편의를 위해 조성된 곳으로, 소형차 109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이곳은 남구가 운영하는 19개 공영주차장 중 유일하게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업체는 주차장의 540㎡ 상당을 화물자동차 차주와 1~3년 단위의 장기 임대계약을 체결, 화물자동차 차고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위법 전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는 이 공영주차장의 소형차 주차수요가 적다는 이유 등으로 위법 전대했다.

남구는 업체가 위·수탁 계약서를 위반, 공영주차장의 조성·위탁 운영 목적을 따르지 않는 것을 알고도 방치해 지도·감독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남구는 이 공영주차장을 '화물자동차 차고지'로 신고한 16건(화물차 17대)에 대해 제재가 아닌 '신고확인증'을 발급해 준 것으로 조사됐다.

화물자동차 차고지 신고자들은 공영주차장 위·수탁 운영 계약서까지 첨부했는데 남구는 전대 금지 조항, 주차장 조례 등을 확인하지 않고 일반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영주차장이 화물자동차의 차고지로 쓰이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광주시 감사위원회는 남구에 공영주차장을 차고지로 신고한 화물자동차 등에 대해 설치 확인을 취소하고,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

또 공영주차장 위수탁 계약서를 위반한 수탁자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 공영주차장을 원상복구 조치하라고 시정 명령했다.

남구는 "감사결과를 수용하고 향후 수탁자와 협의해 시설물 복구와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