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품 속 '동호' 실제 인물 숨진 옛 전남경찰국 복원 중단

복원 추진 중 화재 발생…추진단 "안전점검 실시 후 재개"

4일 오전 광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독자제공) 2025.1.4/뉴스1

(광주=뉴스1) 전원 기자 =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옛 전남도청 경찰국 본관에 대한 복원이 중단됐다.

4일 옛 전남도청복원추진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1분쯤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 옛 전남도청 복원 공사현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고가사다리차 등 소방 장비 14대, 인력 67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20분 만인 오전 9시 1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고, 소방서 추산 30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공사현장에서 산소절단 작업을 하던 부주의로 불씨가 비계 등에 튀어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불이 난 곳은 옛 전남도경찰국 본관 3층에서 난 것으로 파악됐다.

옛 전남도경찰국은 고등학생 시민군인 문재학 열사와 안종필 열사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문재학 열사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동호의 실제 인물이기도 하다.

복원추진단은 경찰국 본관에 대한 복원을 일시 중단했다. 추진단은 화재가 난 3층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한 뒤 복원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 관계자는 "복원공사를 진행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내부에 아무것도 없었다"며 "철골빔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단열재 등으로 옮겨 붙으면서 불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곳에 대한 복원 작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화재가 발생한 지역은 안전을 확인한 뒤 공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옛 전남도청과 경찰국 건물은 5·18 당시 시민군이 항쟁의 거점으로 삼은 곳으로 이곳을 지키기 위해 시민군들이 최후 항전을 벌이다 14명이 사망했다.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은 2023년 8월 공사에 착수해 올해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