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닷새째 유류품 인도 받은 유가족…경찰, 수사 착수(종합2보)
희생자 179명 중 36명 장례절차…"합동분향소 운영 연장 절실"
수사본부, 압수수색 단행…활주로 CCTV 등 하드 확보
- 최성국 기자, 이승현 기자
(무안=뉴스1) 최성국 이승현 기자 = 희생자들 흔적이 담긴 일부 유류품이 가족 품으로 돌아간 2일, 경찰은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여부를 가리기 위한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유가족 대부분은 희생자를 인도 받지 못해 고통 속에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고, 유가족대표단은 정부와 정치권에 '합동분향소 운영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수습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179명 중 36명에 대한 유가족 시신 인도 절차가 진행됐다.
희생자들은 연고지별로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참사 닷새째인 이날 희생자 일부는 장례절차를 마치고 영면에 들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여객기 탑승자 중 외국인 승객 2명 중 1명은 국내에서 장례절차를 마무리했고, 다른 1명은 향후 유족 의사를 확인해 유해를 본국으로 송환 지원활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희생자 DNA 감식 결과를 추가로 당국에 전달, 인도가 가능한 희생자는 늘었으나 유족들은 고인을 온전하게 떠나 보내기 위한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수습당국은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소유자 확인을 마친 200여점의 유류품에 대해 유가족에게 인계를 시작했다. 가족의 흔적을 품에 안은 이들은 또다시 깊은 슬픔에 잠겼다.
휴대전화 등 일부 전자기기는 참사 당시 상황 파악 등을 위해 유가족 입회 하에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유족들은 희생자 수습이 길어짐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에 '합동분향소 연장 운영'도 요청했다.
가족대표단은 이날 "정확히 언제 희생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족들의 공허함을 채울 수 있도록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분향소나 광주·전남지역 합동분향소 운영 연장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대표단은 이날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한 최상목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힘 비대위원장 등에게도 이같은 취지의 요청을 전달했다.
당국은 공항 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희생자 차량에 대한 유가족 인계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3일 진행되는 유가족 브리핑에서는 사조위 관계자가 참석해 앞으로 참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한다.
참사의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 조사도 병행되고 있다. 경찰 과학수사대와 소방당국, 조사단은 이날도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서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용접 불씨가 튀어 불이 났다가 1분 만에 진압되는 일도 있었다. 화재로 인한 기체 손실은 없다.
경찰은 제주항공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도 돌입했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30명의 수사관을 보내 무안국제공항 내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 무안공항출장소, 무안공항 담당부서 사무실,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 3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부산지방항공청 무안공항출장소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는 마무리됐다. 수사관들은 이날 오후 해당 사무실에서 1박스 분량의 서류 등을 확보했다.
무안공항 담당부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날 밤이나 다음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해당 사무실에서 무안공항 내 활주로 CCTV 영상을 포함한 10여개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하는 중이다. 다만 영상 백업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활주로 내 CCTV 영상을 확보하면, 사고 당시 여객기의 시간별 상황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현재까지 입건된 수사 대상자는 없다.
경찰은 참사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여객기 정비 이력, 조류 충돌, 관제탑 등에 대한 다방면의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주요 참고인 신분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와 제주항공 관계자 1명에 대한 출국을 금지시켰다.
한편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로컬라이저와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해당 여객기에는 181명이 탑승해 있었고 179명이 숨졌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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