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깨진 캐리어에 '탄 냄새'…계단 난간 부여잡고 또 무너진 유가족
참사 닷새 만에 가족 흔적 품에 안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류품 인계 시작
- 이승현 기자
(무안=뉴스1) 이승현 기자 = "어떡해…."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이 사고 닷새째를 맞는 2일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보고 또다시 무너졌다.
이날 오후 사고 현장에 간단한 인사를 하고 유류품 보관소를 다녀온 유족들은 작은 종이 박스를 품에 안고 버스에서 내렸다.
가족의 흔적을 품에 안았지만, 실감 나지 않는 듯 멍한 표정으로 힘겹게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뗐다.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얼굴을 감싸고 소리 내 울며 가족의 부축을 받는 이들도 있었다.
서로 어깨와 등을 토닥이며 '찾았으니 괜찮다'며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한 유가족은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에 여기저기 성한 곳 없이 깨진 회색 캐리어를 품에 안았다.
캐리어의 분홍색 네임태그에는 선명하게 소유자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동 과정에서 유류품에서 풍겨오는 냄새에 유가족들은 '탄 냄새'인 것 같다며 한동안 고개를 떨궜다.
유류품을 가지고 이동 셸터로 향하는 도중 계단 난간을 부여잡고 내려가는 등 힘겨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을 본 자원봉사자들은 '세상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이동 셸터로 향해 유류품 박스를 열고 흔적을 보며 또다시 오열했다.
수습당국은 이날 낮 12시부터 소유자 확인을 마친 유류품에 대해 유가족에게 인계를 시작했다.
당국은 추가 수색과 분류 작업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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