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추모' 광주서 3일간 '누적 1만 명' 넘어…고사리손도 동참(종합)
5·18민주광장 합동분향소 행렬 늘어져 20분 이상 소요
"참사 직전 옆 자리 자녀 보고 어떤 생각 들었을지" 눈물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가 83명으로 가장 많은 광주도 새해 첫 날부터 자녀를 동반한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1일 오후 3시 기준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참배객은 전체 누적 1만 523명이다.
분향소 운영 첫날인 12월 30일은 2463명이, 31일은 5605명이 참배했다. 새해 첫날인 이날도 오후 3시까지 2455명이 방문하는 등 오전부터 참배객들이 몰리면서 대기 시간이 20분 이상씩 소요되고 있다.
방문객들이 저마다 남긴 방명록만도 20권 분량 400여 페이지에 달한다.
참배객들 대부분이 어린 자녀를 동반하고 자녀들이 희생자들에 애도의 글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들은 고사리손으로 펜을 잡고 '천국에서는 부디 행복하세요', '아프지 마세요', '편히 쉬세요'라며 저마다 추모글을 남겼다.
부모들도 '기장님의 노력 그 자체로 존경하고 감사하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누구보다 치열한 인생을 사셨을 그분들의 명복과 평안, 가족들의 희망과 회복을 기원한다'는 등 조문록을 남겼다.
광주 용산동에서 온 곽창민씨(41)와 도헌(12)·도윤(10) 부자는 "크리스마스때 행복했던 감정이 사라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가족 모두 행복하려 떠났을 여행이 비극이 되면서 안타깝다. 다시는 일어나선 안될 일이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김한나씨(41·여)도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참배하러 온 것은, 우리 모두가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에서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며 "희생자들은 마지막 순간 옆 자리에 앉은 어린 자식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울먹였다.
이날 오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광주 지역 국회의원인 조인철 의원, 양부남 의원, 민형배 의원, 이해식 의원, 김태선 의원 등도 조문했다.
이어서 조국혁신당과 공법단체 5·18부상자회도 애도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도 근조 화환을 보냈다.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선수단도 이날 희생자들을 참배했다.
윤석열 탄핵 집회를 전개해 온 광주시민사회도 예정된 집회를 잠시 연기하고 이날 전교조 광주지부 등이 참배객들에 국화를 나눠주는 등 참배를 도왔다.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회는 새해 첫날부터 참배하러 온 시민들에 떡국 518인분을, 광주은행은 추운 겨울 날씨에 참배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어묵트럭을 나눴다.
합동분향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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