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가족 식사' 대신 '추모'…광주 분향소 애도 행렬
[무안 제주항공 참사] 오후 1시 30분 기준 1480명 조문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나흘째인 1일 광주 합동분향소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갑작스런 사고에 지역민들은 새해 첫 날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고 착잡한 마음으로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합동분향소에는 1478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이른 점심 시간인 오전 11시를 기점으로 오후 1시 지나서까지 계속해서 조문객이 몰리면서, 줄은 20m를 넘어섰다.
특히 새해 첫날인 만큼 가족단위 조문객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기장님의 노력 그 자체로 존경하고 감사하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 '누구보다 치열한 인생을 사셨을 그분들의 명복과 평안, 가족들의 희망과 회복을 기원한다'는 등 조문록을 남겼다.
신가동에 거주하는 양진석 씨(53)도 아내와 함께 헌화했다. 그는 "행복만 가득해야 할 신년인데 이게 무슨 일이냐. 안타까움에 왔다"면서 "사고 원인이 아직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는데, 어떤 잘못으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조속히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손을 꼭 잡은 모녀도 오랫동안 분향소를 바라보다가 떠났다. 진도에서 왔다는 이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읊조렸다.
풍암동에 사는 유미선 씨(56·여)는 "친구들이 태국 여행 간다고 했었는데 처음에 뉴스 보자마자 '그게 언제였던가? 무안공항 맞는가?' 해서 놀라서 전화했다. 이른 시간이라 친구가 전화를 안 받았는데 그때 울면서 계속 전화했었다"고 사고 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몇 분 뒤 전화 연결이 됐는데 '이미 여행 다녀왔다'고 하더라. 그 순간 소중한 사람을 잃는 기분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했다. 그 기억이 있어서 오늘 가족 식사 대신에 남편과 딸을 데리고 함께 조문왔다"며 "사고로 소중한 인연을 잃은 모든 분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광주 지역 국회의원인 조인철 의원, 양부남 의원, 민형배 의원, 이해식 의원, 김태선 의원 등도 조문했다.
이어서 조국혁신당과 공법단체 5·18부상자회도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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