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광주 합동·사이버분향소 '애도 물결'
광주시 누리집에 온라인분향소 개설…헌화·추모글 이어져
강기정 시장·구징치 중국총영사 등 5000여명 분향소 발길
-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31일 광주 합동분향소와 사이버분향소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추모할 수 있도록 광주시 누리집에 '사이버분향소'를 개설했다.
사이버분향소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온라인에서 헌화하며 고인을 기릴 수 있는 공간이다. 헌화는 로그인 없이 가능하다. 추모글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헌화 959명, 추모글 252개가 달렸다.
시민들은 추모글에 "여행의 좋은 기억들만 가지고 가셨으면 좋겠다", "유가족분들의 슬픔과 고통을 헤아릴 순 없겠지만, 가슴 깊이 애도한다"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조문객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 이날 광주시 직원 30명이 시간대별로 조문객을 맞는 등 이들 기관은 애도기간 동안 상주 역할을 했다.
합동분향소에는 전날부터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신수정 광주시의회 의장, 5개 자치구 구청장, 구징치(顧景奇) 주광주 중국총영사, 옥현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대주교, 시민 등 5000여 명이 조문했다.
이날 제단에는 오전부터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출근길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놓은 국화꽃이 수북이 쌓였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찾아왔다는 강현지 씨(28)는 "예기치 못한 참사에 주말부터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는 뉴스를 보고 출근길에 들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반 친구가 희생자 명단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 모 양(15)은 "같은 반에서 이야기하며 놀던 친구가 이번 참사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우선 합동분향소 조문을 통해서라도 친구의 마지막 길을 기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합동분향소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중국영사관에 조기를 게양한 구징치 중국총영사는 "중국총영사관을 비롯해 광주에 살고 있는 중국 국민들도 모두 슬픔에 잠겨있다"며 "참사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광주시민과 유가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옥현진 대주교는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드리겠다"고 전했다.
조문객들은 합동분향소 방명록에 '정말 에너지 같은, 비타민 같은 언니가 더 행복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이렇게 빠르게 갔나 싶네. 거기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있어!', '좋은 곳에서 근심 없이 지내길 기원할게' 등의 추모글을 남겼다.
합동분향소에는 자원봉사자들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사회봉사단, 광주남구자원봉사센터 등 여러 봉사단체가 합동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에게 따뜻한 음료와 어묵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합동분향소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2024년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밤 12시 30분까지 연장한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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