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꼭 '사랑한다' 말해주고 싶어" 눈물바다 된 분향소

[무안 제주항공 참사] 광주 2398명, 전남 2665명 애도
'동료 잃은 슬픔' KIA타이거즈 선수단·임직원도 추모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31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무안=뉴스1) 이수민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사흘째인 31일 광주·전남 지역 합동분향소에는 추모 발길이 계속됐다.

올해 마지막 날이지만 지인을 잃은 이들은 연말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슬픔 만을 호소했다.

3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광주 합동분향소에 2398명,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에 2665명 등 총 5063명이 다녀갔다.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는 이태원참사로 자녀를 잃은 한 부부도 찾았다. 부부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조문록에 '이젠 편히 쉬소서'라고 적었다.

희생자의 대학동창인 이수정 씨(51·여)도 붉어진 눈으로 분향소에 와 헌화했다.

이 씨는 "사망 소식을 듣자마자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멍하고 놀랐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있는지 황망할 따름"이라며 "발랄하고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최근에 '잘살고 있냐'며 오랜만에 카카오톡 메시지를 나눴었다. 잘산다는 이야길 듣고 서로 응원했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나중에 다시 만나면 꼭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흘째인 31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서 최준영 KIA타이거즈 대표이사(가운데)와 심재학 단장(왼쪽), 강기정 광주시장(오른쪽)이 인사하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단체 참배객도 많았다.

참사로 직원이 운명을 달리한 KIA타이거즈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KIA타이거즈는 이날 오후 광주와 무안 합동분향소를 차례로 찾아 헌화했다.

조문에는 최준영 KIA타이거즈 대표이사와 심재학 단장, 이범호 감독, 양현종 선수 등 80여 명이 함께했다.

옥현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대주교와 원불교를 비롯한 종교 단체,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들, 기아자동차 임직원도 조문했다.

KCTV광주방송 최용훈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 20여 명도 헌화하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앞서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구조물과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탑승자는 지역별로 광주 83명, 전남 75명, 전북 6명, 경기 4명, 서울 3명, 제주 2명, 경남·태국 각 1명이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