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이 계속 꿈에"…여객기 참사 트라우마, '나비포옹' 기억하세요

전문가 "'자가진단' 후 심각할 경우 심리 지원 받아야"
[무안 제주항공 참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31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애도하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뉴스에서 사고 항공기의 마지막 착륙 모습을 봤어요. 그 이후로 그 장면이 계속 꿈에 나와요."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흘째인 31일 낮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다.

그는 "지난 휴가 때도 무안공항을 이용했었는데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두렵고, 자꾸 그 장면이 꿈에 나와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참사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심각하다면 심리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가진단은 간단한 척도를 활용해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마음의 어떤 부분에 더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알 수 있는 설문지다.

각 문제마다 해결법이 제시돼 재난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긴장 반응을 완화해 일상으로의 회복을 촉진한다.

질문지는 △스트레스 △신체증상 △정서 등 3개 항목으로 분리돼 있으며 '늘 주변을 살피고 경계하거나 쉽게 놀라게 되었다', '피로하고 기운이 없음을 자주 느끼게 됐다', '자신이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등 '예/아니오' 단답형으로 답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 불안함인지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만일 단순 불안함이라 할지라도 길게 방치하면 정신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재난 경험 후에는 스스로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되 건강한 뇌 기능 유지를 위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하며 신체 상태에 맞게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수면에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하며 늦은 오후나 저녁에는 커피나 담배, 술, 과식을 금해야 한다.

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으며 두려움과 불안이 느껴질 때 복식호흡을 해 혈압과 심장박동을 안정 시키고 긴장을 낮춘다.

복식 호흡으로도 해소되지 않는다면 양손을 나비모양으로 교차해 가슴 위에 올린 뒤 호흡을 천천히 하는 '나비포옹' 동작을 하면 나아질 수 있다.

이날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정신건강센터에서 만난 전문가는 "재난 경험 후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마음에 불편함을 가져오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반응"이라며 "두려워하거나 우울해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난으로 발생한 외상 반응의 회복을 돕기 위해 국가트라우마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심리검사를 통해 재난 후 발생한 심리적 어려움을 다각적으로 측정하고, 재난 생존자의 심리적 회복을 돕고있으니 이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재난트라우마센터는 재난을 경험한 후 일상생활이나 직업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광주에는 광산구에 위치한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24시간 정신 상담을 지원한다. 또 5개 구에 각각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