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 경고 6분 뒤 기체 폭발…긴박했던 추락순간 재구성
[무안 제주항공 참사]
- 박영래 기자
(무안=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사흘째인 31일. 이날까지 국토부 조사 등으로 드러난 착륙 허가부터 추락·폭발까지 긴박했던 사고순간을 재구성했다.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탑승객 181명을 태우고 지난 29일 오전 1시30분(현지시각) 태국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을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각) 무안공항 도착 예정이었다.
해당 항공기는 당초 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가량 늦은 오전 8시54분, 무안공항 관제탑에 착륙허가를 요청했다.
당시까지는 무난하게 순항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항공기는 무안공항의 남쪽방향인 01방향에서 활주로에 진입을 준비 중이었다.
착륙허가 3분 뒤인 8시 57분, 관제탑은 해당 항공기에 '조류 이동 주의' 조언을 급하게 전달했다. 갑작스럽게 항로 주변에 나타난 조류에 대한 주의경고였다.
조류충돌 경고(버드 스트라이크) 2분 뒤인 8시59분 조종사는 위급상황을 알리는 '메이데이'를 관제탑에 통보함과 동시에 착륙을 포기하고 급하게 재상승하는 고어라운드(복행)에 들어갔다.
사고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항공기는 착륙 유도 안전시설 시작부분에서 착륙을 준비하던 중 상공에서 새떼와 충돌해 오른쪽 엔진에서 화염이 발생한 장면이 확인된다.
새떼 충돌 뒤 항공기는 급하게 상승해 재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초당대 비행교육원 원장인 정원경 교수는 "고어라운드 상황에서는 엔진파워 최고조, 랜딩기어 접고, 플랩 접고, 고도를 높이는 게 정해진 절차"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항공기는 높이 날아오르지 못한 채 활주로 왼쪽 무안낙지타운 상공을 지나 오른쪽 방향으로 선회했다.
항공기는 원래 착륙방향인 01번 활주로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반대방향인 19번 활주로 방향에서 비상착륙할 것을 관제탑에 알렸다.
당시 조종사와 관제탑 간 교신에서 동체착륙이나 기체 이상, 엔진 이상 등을 교신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오른쪽 엔진은 이미 화염에 휩싸인 상황이라 공항을 한바퀴 돌아 원래의 01번 방향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복행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19번 방향 활주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항공기는 비상 동체착륙에 들어갔고 속도를 제어하는 플랩 역시 펼쳐지지 않았다.
기체를 바닥에 끌며 빠르게 활주로를 미끄러지던 항공기는 속도제어를 못한 채 9시3분 활주로 끝단에서 200여m에 떨어진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에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충격과 함께 튕겨나간 꼬리부분만 남긴 채 비행기 동체는 모두 불에 탔고 탑승객 181명 중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탑승객 179명은 모두 숨진 채 수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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