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커지는 '랜딩기어'…1차 착륙 시도 때는 내려왔나?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 직전 추정 영상 속엔 안보여
전문가 "불가능한 이야기…복행 때 접었으나 2차 땐 안 펴져"
- 박영래 기자
(무안=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최대 관심은 랜딩기어에 쏠리고 있다.
사고 직전 영상 속에는 1차 착륙 당시부터 랜딩기어가 보이지 않았거나, 뒷바퀴는 보이지 않고 앞바퀴만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사고) 후 고어라운드(복행)하면서 랜딩기어를 접었으나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2차 착륙 때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1일 항공 전문가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사고 직전 무안공항 인근 상공에서 버드 스트라이크 상황이 담긴 영상은 무안공항 01번 활주로 방향의 착륙 유도 안전시설 시작부분에 위치한 한 3층 펜션건물 옥상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펜션의 위치는 01방향에서 항공기가 착륙할 때 가장 근접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민간건물이다.
해당 영상에서는 조류 충돌로 추정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사고 항공기의 오른쪽 엔진에서 화염이 방출되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서 랜딩기어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한 항공전문가는 "착륙하려면 랜딩기어가 나와 있어야 하는데 해당 영상에서는 나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고 직전 비슷한 위치에서 촬영된 또 다른 영상의 경우에는 앞바퀴만 내려와 있고 뒷바퀴는 펼쳐진 게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계기착륙하는 항공기는 보통 고도 1500피트(약 457미터) 전후에서 랜딩기어를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황에 따라 이 고도는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사실을 조종사들이 몰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사고 항고기의 시간별 상황은 △29일 오전 8시 54분 관제탑 01활주로 착륙허가 △8시 57분 관제탑 조류충돌 경보 △8시 59분 조종사 메이데이(조난신호) 선언 △9시쯤 복행(고 어라운드) 후 반대방향인 19활주로 착륙 시도 △9시 3분 동체착륙 후 담벼락 충돌 순이다.
하지만 항공전문가들은 01활주로 접근시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았다는 가설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착륙과정이 이뤄지고 있었고 관제탑의 조류충돌 경고, 조종사 메이데이 선언, 긴급 복행 과정에서 랜딩기어를 접는 절차는 정상적이라는 설명이다.
초당대 비행교육원 원장인 정원경 교수는 "고어라운드 상황에서는 엔진파워 최고조, 랜딩기어 접고, 플랩 접고, 고도를 높이는 게 정해진 절차"라고 말했다.
복행에 나섰지만 엔진 고장 등에 따른 유압장치 이상 등으로 랜딩기어가 다시 내려오지 않으면서 조종사는 불가피하게 동체착륙을 긴급하게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01번 착륙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사실을 조종사가 몰랐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1000피트 이하까지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 랜딩기어를 내리라는 경고음이 시끄럽게 울린다는 게 항공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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