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무안공항서 '랜딩기어 비상착륙' 재난 훈련…"판박이"

무안군, 2023년 10월 무안공항에서 안전한국훈련
행안부 운영 채널에 영상도…"훈련말고 교체했어야"

2023년 10월 26일 무안군이 실시한 안전한국훈련 속 가상의 사고 여객기가 무안공항에 비상착륙한 뒤 화재가 발생한 모습. 해당 영상은 가상의 훈련 내용을 묘사했다. (안전한국훈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무안 제주항공 참사' 발생 1년 전 당국이 유사 사고를 대비한 재난 훈련을 무안공항에서 실시하고 홍보 영상까지 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무안군은 지난해 10월 26일 무안공항에서 '2023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했다. 안전한국훈련은 재난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실제 재난 상황 발생 시 효과적 대응을 위해 실시하는 범국가적 종합훈련이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안전한국훈련' 유튜브 채널에는 사고 발생 직전부터 수습까지의 훈련 과정이 담긴 영상도 올라와 있다.

영상을 보면 가상의 사고 여객기인 스카이항공사 소속 B737 123편은 26일 15시쯤 무안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랜딩기어 이상으로 활주로를 이탈하고 건물 외벽과 충돌한다. 이번 사고 여객기도 랜딩기어 문제로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외벽에 부딪혀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서 무안국제공항 소방 사무실 직원은 충돌 직후 무안군청 안전총괄과에 "지금 약 100명의 탑승객 및 승무원을 태운 항공기가 충돌했다"며 "무안군청의 협조 바란다"고 전파했다. 이후 무안경찰서와 무안소방서, 전라남도 등에 관련 사항이 전파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공항소방대 및 후송반이 신속히 출동해 공항초기대응을 맡고 소방은 사상자를 구조하고 후송하는 모습이 담겼다. 무안군은 사고 발생 15분여 만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렸고 가상의 인명피해는 사망 5명, 중상 10명, 경상 85명이다.

영상 속에서 소방 구급대 선착대는 사고 발생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중상자를 구조하는 것으로 나온다. 긴급 환자 수송 헬기를 동원하기도 한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벽에 부딪히는 게 예상이 됐으면 훈련이 아니라 교체를 했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자신이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했다는 A 씨는 댓글에서 "영상 속 가상의 사고는 이번 참사처럼 활주로를 '오버런'하는 게 아닌 옆으로 벗어나는 유형"이라며 "훈련 내용도 '화재 진압 및 구조'이지 사고 자체를 막는 훈련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29일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구조물과 공항 외벽을 들이받고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졌다. 대부분의 사망자가 충돌 직후 숨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국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