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 충돌 경고 2분만에 '메이데이'…긴박했던 사고순간(종합)

[무안 여객기 참사] 랜딩기어 못 내리고 동체착륙
속도 못 줄이고 담장 충돌…탑승객 179명 사망 확인

29일 오후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무안=뉴스1) 박영래 기자 =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을 태우고 29일 오전 1시30분(현지시각) 태국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을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착륙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216편.

해당 항공기는 당초 도착 예정시간보다 30분가량 늦은 오전 8시54분, 무안공항 관제탑에 착륙허가를 요청했다.

관제탑은 무안공항의 남쪽방향인 01번 방향에서 활주로에 진입하던 항공기에 3분 뒤인 8시57분 '조류 이동 주의' 조언을 전달했다.

2분 뒤인 8시59분 조종사는 위급상황을 알리는 '메이데이'를 관제탑에 통보함과 동시에 착륙을 포기하고 급하게 재상승하는 고어라운드(복행)에 들어갔다.

사고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항공기는 공항으로 접근하며 착륙을 준비하던 중 상공에서 새떼와 충돌해 오른쪽 엔진에서 화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항공기는 새떼 충돌 뒤 급하게 상승해 재착륙을 시도했지만 높이 날아오르지 못한 채 낮게 날았고, 원래 착륙방향인 01번 활주로 방향이 아닌 반대방향인 19번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할 것을 관제탑에 알렸다.

오른쪽 엔진은 이미 화염에 휩싸인 상황이라 공항을 한바퀴 돌아 원래의 01번 방향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복행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19번 방향 활주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엔진계통 악화 등으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으면서 항공기는 비상 동체착륙에 들어갔다.

항공기는 바퀴(랜딩기어) 없이 활주로에 기체를 끌며 빠르게 달리다가 오전 9시3분쯤 활주로 끝 외벽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기장은 엔진계통 악화로 전자·유압계가 먹통이 돼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고,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를 벗어난 항공기는 공항 외곽 담장과 충돌하면서 폭발해 불길에 휩싸였다.

꼬리부분만 남긴 채 비행기 동체는 모두 불에 타면서 탑승객 181명 중 2명만 구조되고 나머지 탑승객 179명은 모두 사망한 채로 수습됐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