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김장 때 마지막 통화"…딸·사위 탑승 애타는 아버지

[무안 여객기 참사]"사위 동료들과 여행, 딸까지 탄 줄 몰라"…사고 소식 듣자마자 공항으로

29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무안공항 사고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구조됐다. 2024.12.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무안=뉴스1) 김종훈 기자 = "열흘 전에 김장했는데, 그때가 마지막 통화였어요."

29일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 추락사고가 벌어진 전남 무안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는 가족을 찾는 이들이 애타게 움직였다.

둘째 딸과 사위가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태남석 씨(63·남)는 오후 2시 30분쯤 큰딸로부터 사고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공항으로 향했다고 했다.

태 씨가 둘째 딸과 마지막으로 연락한 건 열흘 전쯤 김장 때다. 그는 "해남에서 딸하고 사위가 절임 배추를 (준비)한다"며 "그때가 마지막 연락"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태 씨는 "사위가 군청에 다니고 있는데 동료들하고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딸도 같이 탄 줄 몰랐다"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사고 수습 과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매뉴얼대로 사고를 처리할 본부를 차려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당국이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태 씨는 "절차대로 해야 하는데 여기는 국제공항이라면서 아침부터 전부 발뺌만 하려고 한다"며 "항공사를 덮어주려고만 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사고는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전남 무안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하는 도중 발생했다.

이 항공기는 보잉 738-800(B738, HL8088)기종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175명은 한국인이 173명, 태국인이 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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