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서 최악의 여객기 폭발 '참사'…179명 사망 추정(종합)
조류 충돌 후 랜딩기어 고장…동체착륙 시도 중 외벽 충돌
승객 181명 중 2명 구조 179명 사망 또는 실종
- 박준배 기자, 최성국 기자, 이수민 기자, 이승현 기자, 박지현 기자
(무안=뉴스1) 박준배 최성국 이수민 이승현 박지현 기자 =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여객기가 비상 착륙 도중 활주로를 이탈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류 충돌 후 엔진 화재와 랜딩기어 고장으로 비상 착륙 방식인 동체 착륙을 시도했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외벽을 충격 후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꼬리 날개를 제외한 동체가 대부분 불에 타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현장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29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 2216편이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항공기는 보잉 738-800(B738, HL8088)기종으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175명은 한국인이 173명, 태국인이 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여객기는 바퀴(랜딩기어)를 내리지 않고 활주로에 기체를 끌며 착륙을 시도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 여객기는 애초 이날 오전 8시 30분 도착 예정이었다. 8시 20분쯤 착륙 준비 도중 지상 200미터 상공에서 새떼와 충돌해 우측 엔진에 화염이 발생했다.
기장은 1차 착륙을 시도하다 정상 착륙이 불가능해 다시 기수를 올려 '복행'(Go Around)하고 공항 상공을 선회하며 관제탑과 교신했다.
기장은 엔진 계통 악화로 전자·유압계가 먹통이 돼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아 '동체 착륙'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각 탑승객 한 명은 가족에게 문자를 보내 '조류 충돌' 상황을 알렸다. 탑승객 가족 A 씨는 뉴스1과 만나 "가족이 오전 9시쯤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을 못 하는 중'이라는 문자를 남겼다"고 전했다.
동체 착륙은 항공기가 착륙 장치를 펼치지 못하거나 손상이 된 경우 기체의 동체를 직접 활주로에 접촉해 착륙하는 비상 절차다.
'3㎞ 이상'의 긴 활주로와 평탄한 표면이 필수다. 항공기 하부는 손상될 가능성이 높으나 적절한 조치로 탑승객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엔진과 연료 탱크 등의 부위에서 화재 가능성이 있어 긴급 대응이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동체 착륙이 불가피하면 조종사는 관제탑에 상황을 보고 하고 승객에게 비상 착륙 절차를 안내한다.
착륙 시 폭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연료를 소모하거나 방출한다. 활주로에는 소화 장비와 긴급 구조팀을 배치하고 활주로 바닥에 마찰계수와 화염을 냉각시킬 물질도 도포한다.
이날 사고 여객기는 동체 착륙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측 엔진에서 발생한 화염이 번져 기체 내부까지 연기와 유독가스가 들어오는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랜딩 진입 각도도 양호하고 기장은 수동 전환도 잘했으나 감속을 날개 역추진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조향이 불가능해 최종 민가 피해 방지를 위한 활주로 끝단 외벽에 충돌했다.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가 2.8㎞ 수준으로 인천·김포공항(3.6~3.7㎞)보다 짧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안 국제공항은 광주전남에서 주로 이용하다 보니 시도민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와 전남도,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 등은 탑승자 인적 현황 등을 토대로 피해자 신원 파악에 나서고 있다.
전남교육청에서는 소속 공직자 5명과 목포 한 초등학교와 화순 한 고등학교 학생 등 현장 학습에 나선 3명, 10대 미만 학생 9명 등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도 출연기관 연구원 2명과 화순군 전현직 공무원 8명, 담양군 현직 공무원과 자녀 2명 등도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사고 수습과 지원에 나섰다.
사고 현장에서 재난 상황과 탑승자 명단 파악, 사상자 병원 이송 준비, 유가족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항공조사팀은 여객기 참사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선다.
국토부 조사위는 여객기의 조류 충돌 여부, 랜딩기어 등 기체 결함 등을 종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관제탑과 CCTV, 당시 사고 영상, 여객기 내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전남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 수습과 신속한 사망자 신원 확인에 주력한다. 전국 과학수사요원과 검시조사관 131명을 추가 지원해 사망자 신원 확인을 지원한다.
대통령실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회의 결과를 보고했다.
대통령실은 회의 결과, 국정상황실을 중심으로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이 24시간 비상 대응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고 원인과 정확한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고, 가용 가능한 인력과 구조 및 의료 지원 등 대응 체계를 완벽히 할 수 있도록 유관 부처 간 협조·업무 조정 방안을 논의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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