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더 길었더라면"…무안공항 400m 연장 앞뒀었다 (종합)

국제공항 표준에 200m 짧아 동체 착륙 등 한계
2025년까지 활주로 3160m로 증설 진행중 참사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무안·인천=뉴스1) 박영래 정진욱 기자 =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국내 주요 공항들과 비교했을 때 800∼900m정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발생한 여객기 비상 동체착륙 등 사고방지를 위해서는 충분한 길이의 활주로 확보가 중요한 상황에서 뒤늦은 활주로 증설공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는 3750m에서 4000m에 이르고, 김포국제공항도 3600m에 이른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따르면 활주로 길이는 공항의 해발고도, 평균기온, 운항 항공기의 종류와 무게 등에 따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대형 항공기가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서는 최소 3000m 이상의 활주로 길이가 필요하지만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는 이러한 국제표준에 비해 200m정도 짧은 셈이다.

이러한 활주로 길이는 대형 항공기의 운항에 제한을 줄 수 있고 긴 활주로가 필요한 장거리 국제선 운항에는 제약이 되고 있다.

특히 이날 오전 발생한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 여객기가 활주로를 넘어 공항 외곽 담벼락을 들이받아 폭발한 사고와 관련해 활주로가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사고 직전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항공기는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공항으로 접근하며 착륙을 준비하던 중 200m 상공에서 새떼와 충돌해 오른쪽 엔진에서 화염이 발생했다.

항공기는 1차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올려 공항상공 선회하며 관제탑과 교신을 통해 2차 랜딩을 시도하겠다고 알렸다.

그렇지만 엔진계통 악화 등으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고 항공기는 비상 동체착륙에 들어갔고, 항공기는 바퀴(랜딩기어) 없이 활주로에 기체를 끌며 빠르게 달리다가 활주로 끝 외벽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은 것을 보고 동체착륙을 시도했으나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 외곽 담장과 충돌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분석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활주로 길이가 짧으면 착륙 시 제동과 조종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특히 비상 상황에서는 충분한 길이가 사고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랜딩기어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활주로 길이만을 원인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워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때문에 무안국제공항의 뒤늦은 활주로 증설공사는 아쉬운 대목이다.

전남도는 무안공항의 대형 항공기 운항을 확대하기 위해 활주로 연장을 정부에 건의했고 현재 2조7413억 원을 투입해 활주로를 2800m에서 3160m로 늘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활주로 증설공사는 2025년 준공 예정이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