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얼굴만이라도 보게 해 주세요" 가족들 '오열'

"상황 설명해주는 사람 하나도 없어"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7분쯤 승객과 승무원 181명을 태운 태국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공항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폭발했다. 2024.12.29/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무안=뉴스1) 이승현 기자 = "가족이니까 엄마 신원 확인이라도, 얼굴만이라도 보게 해주세요."

전남 무안국제공항 항공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29일 사고 현장 인근에서 만난 실종자 가족 A 씨(23)는 오열을 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의 어머니는 공직자로 방콕으로 업무상 출장을 떠났다 이날 돌아올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는 '항공기 추락' 뉴스 속보와 함께 어머니 주변 동료들의 연락으로 광주에서 곧장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그 사이 항공사나 여행사 등에서 사고와 관련된 연락을 받지 못해 오로지 뉴스 속보에만 의존했다.

공항에 도착했지만 책임자 등은 없이 지상직 승무원 3명만 배치하고 실종자 가족 200~300명을 한 곳에 모아둔 채 누구 하나 이렇다 할 설명이 없었다고 했다.

답답한 그는 소방당국 차원의 브리핑이 끝난 직후 일면식도 없는 다른 일행과 함께 곧장 차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왔다.

그러나 이곳 역시 사고 수습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일체의 출입이 허가되지 않았다.

그는 '가족'이라고 애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러한 상황에 울분을 토하며 인근의 표지판을 내려치기도 했다.

또 사고 비행기 꼬리 부분을 보고서 고개를 떨군 채 오열했다.

A 씨는 "사망자 신원확인의 가장 빠른 방법은 가족이 확인하는 것 아니냐. 답답한 마음에 현장에서 신원확인이라도 하고 싶어 달려왔다"며 "책임자들 그 누구도 나와서 상황을 설명해주는 이 하나 없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우리 엄마 어떡하냐. 가족들 모두 다 제대로 된 상황 파악도 못 한 채 기약 없이 기다리고만 있다"며 "제발 서둘러 신원확인과 구조 작업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