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에 '청약통장' 인기 옛말…광주 1년새 2만6440명 해지
광주지역 가입자 29개월째 감소세
"분양가 높아 당첨돼도 대출 불가"
-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던 '청약통장' 탈퇴자가 급증하고 있다.
신규 공급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는데다 미분양 아파트도 증가하며 청약통장의 메리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광주지역 청약통장 계좌는 73만9284개로 집계됐다.
직전 달인 10월 청약통장 계좌는 74만3582개로 한달 새 4298개가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76만5724개)과 비교할 때 2만6440개 줄어든 숫자다.
청약통장 개수는 2022년 6월 이래 29개월 연속 감소 추이를 보인다. 2022년 6월 80만5513명이던 가입자수는 감소세로 돌아서 올해 2월 75만9932명을 찍은 후 9월 74만6588명, 10월 74만3582명으로 급감했다.
청약자들의 잇따른 청약통장 해지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과 청약통장 이점 상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광주지역 민간 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564만7000원으로 1년 전(545만4000원)보다 3.5% 올랐다. 평당(3.3㎡)으로 환산하면 1863만5100원이다. 국민평형인 34평 신축 분양을 받으려면 평균 6억3359만 원이 필요하다.
부동산시장 침체에 건설사가 미분양 재고떨이에 나선 것도 주요 원인이다. 광주에서는 미분양 할인으로 청약 당첨자가 미당첨자보다 실제 구매가가 높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국토교통부 집계에 따르면 악성미분양으로 꼽히는 올해 10월 기준 광주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415가구로 올해 1월 223가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광주지역 A 공인중개사는 "최근 방문하는 손님들은 청약보다 마이너스피 물건이나 할인분양 아파트를 주로 찾는다"며 "설령 청약에 당첨돼도 고분양가로 인해 대출이 돼야하는데 그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청약통장의 낮은 예금 이자 등 낮은 메리트도 해지 러시의 원인으로 꼽혔다.
앞서 정부는 주택도시기금 감소 방지를 위해 다양한 규제 개선을 시행했다. 청약통장 금리를 기존 연 2.0~2.8%에서 2.3~3.1%로 0.3%p 올렸지만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최현웅 사랑방부동산 과장은 "서울에서는 청약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해지하는 반면 광주는 청약 넣으면 무조건 당첨되는 상황이기에 메리트가 없다"며 "고분양가에 따른 자금 마련의 부담으로 인해 청약 통장 해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청약통장에 묶어놓은 돈을 다른 투자나 활용가치가 높은 통장으로 이동한 이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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