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살해 뒤 입꼬리 올리며 '씨익~'…국민들 공분
[결산2024-광주전남] 순천 묻지마 살인사건 박대성
"사이코패스 성향 동반 반사회적 성격" 검찰, 사형 구형
- 김동수 기자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학생을 살해한 뒤 맨발로 거리를 배회하다 폐쇄회로(CC)TV에 얼굴이 찍힌 '묻지마 살인범' 박대성(30). 참혹한 살인을 저지르고도 마치 자신의 행동에 만족감을 드러내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씨익~' 웃는 모습은 전 국민적 공분과 함께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순천 묻지마 살인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9월 26일 자정 무렵, 박대성은 순천시 조례동에 위치한 자신의 가게인 찜닭집에서 홀로 술을 마셨다.
평소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만과 폭력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박 씨는 스스로를 비관했다. 가족들에 대한 소외감, 궁핍한 경제적 상황 등 내면에 쌓여있던 잘못된 분노는 반사회적인 인격 형성에까지 이르렀다.
결국 박 씨는 가게에 있던 흉기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고 누적됐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범행 대상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마침 인근을 지나던 10대 여학생과 마주친 박 씨는 800m를 뒤쫓아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향해 '묻지마 범행'을 저질렀다.
아버지의 약을 사러나갔다가 친구를 만나고 귀가하던 피해자는 영문도 모른 채 죽음을 맞았다.
범행 이후 자신의 가게 방향으로 달아난 박 씨는 슬리퍼가 벗겨진 채 맨발로 일대를 배회했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박 씨의 '씨익~' 웃는 모습은 전 국민에게 분노와 공포를 느끼게 했다.
흉기를 소지한 박 씨는 맨발로 술집에 들러 맥주를 시키거나 노래방을 찾아 업주를 방으로 부르는 등 행패를 이어갔다. 이후 자신의 가게를 다시 찾은 박 씨는 운동화를 신고 또다시 일대를 활보했다.
이 과정에서 흉기를 버린 박 씨는 주차된 차량을 발로 차면서 차주와 시비가 붙었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건 발생 2시간 20여 분 만에 붙잡혔다.
지난 1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용규) 심리로 열린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를 받는 박 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사는 "박 씨의 심리 분석 결과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 성향이 동반된 반사회적 성격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공통되게 판단했다"며 "지역사회에는 누구나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남겨줬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찰에서 살인 혐의로 송치한 박 씨의 사건에 대해 살인예비를 추가로 적용해 기소했다.
범행 이후 박 씨의 동선과 행위에 대해 2차 살인 시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장에서는 박 씨의 살인예비 혐의를 두고 쟁점으로 부각됐다.
박 씨의 선고 기일은 2025년 1월 9일 오전 10시 10분 순천지원 316호 법정에서 열린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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