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원자재 수입 석유화학·철강·이차전지 ‘초긴장’

여수·광양산단 수입 비중 높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
해외 투자 비용도 증가…"관세 면제·전기료 인하 절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8.50p(1.95%) 하락한 2,435.92 코스닥 지수는 13.21p(1.89%) 내린 684.36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6.4원 오른 1451.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4.12.19/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여수·광양=뉴스1) 김동수 기자 =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추락하면서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국내 석유화학과 철강, 이차전지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 등에 따른 영향에 이어 환율까지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이들 업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1일 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1450원을 돌파하며 이른바 '킹달러' 시대를 맞이했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섰다.

환율이 고공행진하자 여수·광양산단 중추산업인 석유화학과 철강 등에 비상에 걸렸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추가 부담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수산단의 경우 원자재(나프타 등)를 비싸게 사들여 온 반면 납품이나 해외 수출 등에서는 수익성이 발생하지 않아 영업 부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철강 업계 측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중국의 저가 덤핑 공세 등으로 가격 경쟁력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광양 지역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도 100% 원자재를 수입해오는 만큼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계는 미국 등 대규모 공장 증설과 해외 인력 채용 등에서도 막대한 비용이 발생해 고환율에 따른 어려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수산단 한 관계자는 "원자재 비용 상승과 해외 투자 비용 증가 등 산업계 존립까지 걱정해야되는 상황"이라며 "나프타 관세 면제, 산업용 전기 인하 등 국가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들 업종의 매출액 감소는 내수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줄고 국세·지방세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여수산단 입주 대기업의 올해 3분기 공장 가동률은 평균 8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세징수는 2021년 대비 40.3% 감소한 3조 4000억 원 수준이 불과했다.

조계원 민주당 의원(여수시을)은 "2018년 조선산업 침체에 대해 정부가 산업위기 대응지역을 선포했던 것처럼 석유화학 산단 지역도 조속히 대응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며 "대기업 연관 중소기업 경영 악화, 소상공인 매출 감소 등에 대한 지원책 마련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