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일본 전문가들이 말하는 '자원회수시설' 조건은?

광주 광산구-호남대 '국제 심포지엄' 열어
"덴마크는 왕궁 2㎞ 거리에 소각시설 위치"

광주 광산구와 호남대학교가 주최·주관한 자원회수시설 바로알기 국제 심포지엄이 6일 광주 광산구 서봉동 호남대학교에서 열리고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덴마크의 자원회수시설은 여왕의 왕궁에서도 처리 상황이 보입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닐스 토르 로스테드는 6일 광주 호남대 문화체육관에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마게르 바케는 왕궁에서부터 2㎞ 남짓 떨어진 곳에 있다. 여왕은 왕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문을 통해 시설을 본다"며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굴뚝을 통해 나오는 가스는 다이옥신이 거의 없는 청정한 상태로 대기권으로 보내진다"고 설명했다.

로스테드는 "1톤 소각시 폐열을 이용해 100% 상당을 에너지로 만들어 주민에게 되돌려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로스테드는 "(아마게르 바케) 건물을 보면 눈은 없지만 스키 슬로프가 있다. 녹색 스키를 즐길 수 있고 정원 루프탑에 가면 코펜하겐 전경을 볼 수 있다"며 "대한민국에서도 (이곳을) 찾고 있고, 연간 방문객이 5만명"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원회수시설이 '님비'에서 환영하는 시설로 만들 수 있다"며 "시민 참여와 교육과 함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구와 호남대는 이날 '자원회수시설 바로 알기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선 로스테드 등 해외 전문가와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광주는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자원회수시설이 없어 폐기물 소각시설 건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광주 광산구와 호남대학교가 주최·주관한 자원회수시설 바로알기 국제 심포지엄이 6일 광주 광산구 서봉동 호남대학교에서 열리고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이에 따라 이날 심포지엄은 자원회수시설 설립에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고, 지역 현안 해결 실마리를 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20년 간 자원순환 업무를 맡아 왔다는 나마이 슈이치 부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님비 현상' 해결책으로 '대화'를 꼽았다. 요코하마엔 자원회수시설이 4곳 있다.

나마이 부장은 "시민 인식을 바꾸기 위해 주민들과 1만 5000건의 워크숍을 진행하고 매일 분석기로 대기가스를 모니터링 해 결과를 발표했다"며 "녹지 공간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하며 대화해 나갔다"고 소개했다.

니마이 부장은 "현재는 시민과 협력해 가정용 쓰레기 배출량도 줄이고 있다"며 "소각장 배출 가스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며 2700만 달러의 수익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심포지엄 기조강연에 나선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자원회수시설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에 대해 "다이옥신은 불식단계"라며 "다이옥신 법적 허용기준은 0.1나노그램(ng)이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한참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우리나라 대기오염 물질 배출 기준은 외국보다 더 강화돼 있다"며" 실시간으로 굴뚝에 측정 장치가 설치돼 농도도 공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자원회수시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건축 또한 다양한 시설을 활용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광주시는 오는 2030년 가연성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일일 650톤 규모를 처리할 수 있는 자원회수시설 추진 계획을 수립, 현재 입지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