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척결단에 들통난 농어촌공사 초과 성과급…법원 "반환해야"

공사, 성과급 받았던 퇴직 근로자들 대상 소송서 승소

광주지방법원별관의 모습./뉴스1 DB ⓒ News1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한국농어촌공사 직원들이 허위 자료로 초과 성과급을 받았다면 퇴직자라 하더라도 반환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나경)는 농어촌공사가 퇴직 근로자 26명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별로 137만 원에서 2418만 원의 부당이득금을 농어촌공사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2014~15년 피고들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했다.

당시 공사는 기획재정부의 경영실적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아 임원들에겐 36%, 직원들에겐 60~180%의 성과급을 줬다.

그러나 2016년 12월 국무총리 소속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농어촌공사가 위조된 자료를 근거로 경영실적을 부풀린 사실을 적발했다.

농어촌공사가 2014년 4057억 원, 2015년 5580억 원 등 각종 사업비의 집행 실적을 조작해 B등급을 받았다는 게 부패척결추진단의 설명이었다. 완료되지 않은 공사에 대해 허위로 준공 조서를 작성해 준공 처리하고, 준공 정산금을 외상매입금으로 거짓 계상하는 식이었다.

부패척결추진단은 기재부에 농어촌공사에 대해 당시 성과급 지급률을 수정하고, 농림축산식품부엔 허위로 재무제표를 작성한 담당자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했다.

이를 통해 농어촌공사의 경영실적 평가가 기존 B등급에서 C등급으로 조정됐다. 그러자 공사는 피고들에게 '성과급 지급률이 달라지면서 발생한 차액은 부당이득으로 지급된 금액'이라며 이를 환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피고 측은 '성과급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서 농어촌공사가 집행 실적을 조작하지 않았다면 평가 등급은 동일했을 것이며, 퇴직 이후엔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재판부는 농어촌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의 허위 서류 제출로 인해 경영실적 평가가 잘못 이뤄진 경우 기재부 장관이 0점으로 처리된 평가점수에 기초해 성과급 지급률을 소급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라며 "이를 초과해 지급된 경영평가 성과급은 당초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 원고들에게 실질적 이득이 있다고 평가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초과 지급된 성과급을 임직원들에게 그대로 보유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제도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허위 자료 제출로 기재부의 경영실적 평가가 잘못 이뤄진 경우의 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