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엄청 추운데…따뜻한 국물 대신 점심에 빵·주스"
전국 학교 비정규직노조 총파업 돌입
광주 130개교 '간편식'으로 급식 대체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급식실 이모들이 쉬는 날이래요. 두 입 깨물었더니 빵을 다 먹었어요. 배가 안 차요."
학교 급식실과 돌봄 업무에 종사하는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6일 낮 광주 서구의 한 중학교 1학년 교실. 점심시간임에도 아이들은 평소처럼 급식실로 가지 않고 교실에 모여 앉아 나눠 받은 샌드위치와 사과주스를 먹었다.
이 학교 급식 종사자들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전교생 703명에게 평소 같은 음식이 제공되지 않았다.
평소 급식판에 가득 담긴 따뜻한 밥과 고기반찬, 국에 비하면 소박한 점심이지만, 1~4교시 내내 수업을 들으며 배가 고팠던 학생들은 허겁지겁 주어진 음식을 먹었다.
빵과 주스는 채 5분도 안 돼 정체를 감췄다. 한 학생은 "하나도 배가 차지 않았다"며 "오늘 급식 시간이 줄어들어 수업도 좀 빨리 마친다고 하니 얼른 집에 가서 제대로 된 '밥'을 먹어야겠다"고 말했다.
김밥이나 유부초밥 등 부모가 싸 준 도시락을 지참한 학생도 있었다.
한 여학생은 "엄마가 친구들과 나눠 먹으라고 했다"며 유부초밥과 비엔나소시지, 알록달록 과일이 담긴 도시락을 책상 위에 올려놨다.
옆에 앉은 친구는 "매일 먹던 급식과 달리 빵을 먹으니 새롭긴 하다"며 "하지만 다양하게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는데 부족한 느낌이라 안 좋다. 급식실 이모님들이 일을 중단하셨다는데, 그분들의 존재가 이렇게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이 파악한 교육공무직노조 파업 현황에 따르면 이날 관내 공·사립 학교의 파업 참여 인원은 332교 총 5157명 중 882명으로 17.1%에 달한다.
사립학교는 전부 급식을 정상 운영하며, 공립학교 중 130개 학교가 빵과 우유, 간편식 등으로 대체 급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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