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병원 진료 마치고 내려와야 하는데…열차표 갑자기 취소"

철도노조 파업 이틀째 이용객 불편 토로…호남·전라선 86편 중단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튿날인 6일 오전 광주송정역 입구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 운행중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4.12.6/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서울에서 병원 진료 보고 내려오려고 예매한 기차가 운행 중단이라는데… 서울엔 잘 곳도 없어요."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6일 오전 광주송정역. '파업으로 인해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돼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안내방송이 연신 흘러나왔다.

이날 오전 10시 27분 서울 용산으로 가는 KTX를 타러 온 신정희 씨(61·여)는 예매 창구에서 연신 "어떡하면 좋냐"는 말과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서 병원 진료를 마친 후 광주에 돌아오기 위해 예매해 둔 오후 4시 8분 KTX가 철도파업으로 운행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신 씨는 "오늘 아침에야 운행 중단을 확인했다. 진작 예매해 뒀는데 난감하다"며 "서울에 친척도 없고 잘 곳도 없어 버스편을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개통 노선에 필요한 인력 등 부족 인력 충원 △기본급 2.5% 정액 인상 △성과급 정상 지급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전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광주송정역 곳곳 내걸린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안내문'과 전광판에 송출되는 안내 문구를 탑승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읽어보기도 했다.

창구에서 예매하던 한 어르신은 "오송 가는 (오전) 10시 18분 차 기차가 파업 때문에 중지된 것 아니죠?"라며 역무원에게 재차 확인했다.

다른 승객 김원식 씨(72)는 이틀 연속 광주송정역을 찾았다. 서울에 가기 위해 주말에 용산으로 가는 열차를 한 달 전에 예매했는데 취소되면서다.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튿날인 6일 오전 광주송정역에서 한 시민이 운행이 중단된 열차의 기차표를 보고 있는 모습. 2024.12.6/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김 씨는 "어제 발권하러 왔는데 예매한 기차가 취소됐다고 안내받았다"며 "오늘은 상황이 달라졌을까 해서 다시 방문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창구에서 현장 예매에 성공하자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열차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들은 무기한 파업에 우려를 표했다.

이송이 씨(32·여)는 "평소에도 주말에 올라가는 티켓 마감이 빠른데 파업 때문에 열차가 줄면 예매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충남 천안에서 광주를 찾았다는 최민수 씨(49)도 "파업이 장기화하면 시민들 불편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도노조 파업 여파로 이날 호남선과 전라선의 경우 총 86편이 운행을 멈춘다.

호남선의 경우 KTX 34편(70.8%), 일반열차(새마을·무궁화) 31편(63%)이 운행을 중단했다. 전라선은 KTX 11편(32.3%), 일반열차 10편(35%)이 운행을 중지한 상태다.

코레일 측은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원 가능한 대체인력을 투입해 열차 운행률을 최대한 늘릴 방침이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