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경찰께 호소합니다" 5·18 강경 진압 거부 안병하가 띄운 편지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국회 출입을 통제한 것에 대해 5·18 강경 진압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의 뜻을 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병하기념사업회는 6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를 비롯한 민주경찰 여러분께 호소합니다'라는 호소문을 경찰 조직에 발송했다.

안병하 치안감은 1980년 5월 25일 광주·전남 시도민에 대한 '전두환 내란 세력'의 발포와 강경 진압 명령을 거부했다.

당시 그는 "금남로의 저 거대한 민심의 물결을 보라. 저들이 적이라면 나 혼자서라도 뛰어들겠지만, 저 분들은 내가 지켜야 할 분들이다.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드려야 한다"며 계엄 작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안 치안감은 그해 5월 26일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돼 보안사 동빙고 분실에서 8일 동안 혹독한 고문을 당한 후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1988년 10월 10일 60세에 급성심정지로 별세했다.

안 치안감은 2002년 광주민주화운동유공자로 선정됐고, 2005년 서울 동작구 동작동 소재 국립현충원 내 경찰묘역에 안장됐다. 2006년엔 순직 인정을 받아 국가유공자가 됐다.

그는 2017년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1계급 특진 추서로 치안감이 됐고, 경찰청은 그를 '경찰 영웅 1호'로 선정했다.

안병하기념사업회는 호소문을 통해 "경찰 여러분이 즐겨 애창하는 국립경찰가 가사의 마지막 단어는 '민주경찰'"이라며 "여러분이 안병하 치안감을 자랑스러워하는 이유이며, 안병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대국민 천명을 통해 다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사업회는 "5·18 당시 전남경찰은 불의한 전두환 내란세력의 부당한 명령을 단호히 거부해 민주경찰 시대의 초석을 다졌다"면서 "대한민국 경찰이 지향하는 민주경찰의 역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중단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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