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악몽 되살아났다" 비상계엄에 오월단체 '충격'
계엄 선포 5·18 이후 44년 만에 처음
재단-3단체, 대책 논의 위한 회의 예정
-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파문을 벌인 6시간에 대해 광주 오월단체는 "악몽이 되살아난 시간"이라고 비판했다.
4일 5·18기념재단과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오월어머니집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지난밤 광주시 주관의 긴급 회의에 참여한 뒤 이날 오전에도 대책 논의를 위한 회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양재혁 유족회장은 "윤석열의 계엄선포 '사태'는 명분 없는 독단적인 행위로 국민을 혼란과 위기에 빠뜨리는 행위였다"면서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책임감이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준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날 오후 11시쯤 계엄령 선포 소식을 들었는데 마치 5·18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했다"며 "5·18을 겪은 어머니도 깜짝 놀라 부르르 떨고 두려워하셨다. 우리는 당시 군사 독재에 맞서 싸워온 사람들이다. 이번에도 끝까지 투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조규연 부상자회장은 "전두환 시대로 회귀한 듯하다"며 "80년 5월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온몸이 떨리고 분노가 치솟았다"고 이야기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계엄선포 뉴스를 보자마자 1980년 생각이 나면서 '또다시 피를 봐야 하나' 싶었다"면서 "계엄령 해제 발언을 하니 한숨 돌리긴 했지만 아직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오늘 예정됐던 오월 어머니들 대상 교육도 중단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광주 시민사회는 반드시 윤 대통령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계엄이 선포된 건 5·18민주화운동이 있었던 1980년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후 계엄 위기를 이겨낸 광주의 오월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은 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당한 이후 권력의 공백기를 틈타서 전두환과 노태우를 비롯한 일부 장성들이 정권을 잡기 위해서 자행한 군사반란(쿠데타)의 연장으로 시작됐다.
군인 집단은 1979년 12월 12일에 군사반란을 일으킨 뒤 1980년 5월 17일에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폭력적인 군부집단에 맞서서 용감하게 저항했다.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동안 이어진 항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숨지고, 부상당하고, 고문을 당하고, 투옥됐으나 피해 규모는 아직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5월 18일에서 27일 사이에 최소 150명 이상의 민간인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수십 명이 현재까지도 실종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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