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대 총장 후보 3명 압축…정치인 포함 논란

국립대 총장 지낸 뒤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입당
당협위원장도 맡아…"결국은 정권의 낙하산 인사"

한국에너지공대(켄텍)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차기 총장 공모 후보군이 3배수로 압축된 가운데 '교육자 출신 정치인'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에너지공대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까지 접수한 에너지공대 2대 총장 공모에는 두자릿수 후보가 참여했으며,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한달여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추천할 3명의 후보를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의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에너지공대 총장직무대행을 맡았던 박진호 연구부총장과 포스텍 총장을 지낸 김모씨, 그리고 전 국립대 총장과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을 지낸 정모씨다.

이들 3명의 후보는 에너지공대 이사회에 추천되며, 이사회는 최종 1명을 선임한 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과 교육부장관의 동의 절차를 거쳐 총장에 취임하게 된다.

문제는 3명 후보 가운데 포함된 정씨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1954년생인 그는 서울대 출신으로 2012년부터 충남의 한 국립대 총장을 4년간 지냈다.

2019년 정년퇴임한 그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고, 당시 윤 후보를 따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2022년 1월 광역단체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경선에서 떨어졌고,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에 임명돼 활동했다. 2023년 11월 말 당협위원장직 사퇴와 함께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에너지공대 안팎에서는 "결국은 차기 총장으로 정권의 '낙하산 총장'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우려와 냉소적인 자조가 일고 있다.

경영학 전공인 그의 학력 역시 글로벌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을 선언한 에너지공대의 설립 취지에 부합하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은 대학의 설립목적을 '국가의 에너지 과학기술과 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주도할 고급인재 양성'으로 적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공대 관계자는 "아직 총장 심사가 진행 중일 뿐 3명의 후보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에너지공대 차기 이사회는 12월 19일 예정됐지만 정기이사회 특성상 예산안 처리 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차기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는 내년 1월쯤 열릴 전망이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