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지지부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해법 찾나

공장용지 용도변경 광주시 '전향적'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 News1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금호타이어가 함평 빛그린산단에 광주공장 이전부지 매입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전사업을 보다 구체화했다.

하지만 광주공장 이전을 둘러싼,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지역사회의 여러 궁금증과 의구심은 가득한 상황이라 향후 사업진행은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주요 오해와 궁금증을 정리했다.

2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자리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사업은 2019년 1월 시작됐지만 5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졌다.

다행히 금호타이어가 지난 10월 30일 빛그린국가산업단지 2단계 사업구역 내 토지(전남 함평군 월야면 외치리 일원) 50만㎡(약 15만 1250평)를 1160억 8417만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체결하면서 이전사업은 다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이전부지 토지 취득 예정일은 5년 뒤인 2029년 10월 30일로 금호타이어는 남은 5년 동안 광주공장 매각과 생산시설 이전을 위한 모든 사전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가장 큰 난제는 현 공장용지의 용도변경. 그 방식을 놓고서 광주시와 금호타이어의 수순이 갈리는 상황. 그 이면에는 해외자본의 이른바 '먹튀' 우려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막대한 차익만 챙기고 국내서 철수한 사모펀드 론스타의 전철을 금호타이어 대주주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금호타이어의 요구대로 광주시가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먼저 상업용지로 바꿔줄 경우 공장이전은 뒷전으로 내몰리고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용지 매각대금만 챙겨 떠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금호타이어 측은 실현 불가능한 기우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현재 금호타이어 주주 구성은 중국 기업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싱웨이코리아가 45%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한국산업은행 7.43%, 우리은행 3.95%, 기타 43.62%다.

지난 7월 채권단의 주식 양도 제한 기간이 풀려 채권은행들이 보유하던 금호타이어 지분 상당수를 시장에 매각했지만 여전히 금호타이어는 채권은행 관리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사실상 10원짜리 하나도 채권은행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1조원대 매각대금을 챙겨 국내를 떠날 수 있다는 우려는 정말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금호타이어. ⓒ News1

위축된 건설경기로 인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개발사업에 과연 누가 참여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높다.

금호타이어가 2019년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광주시에 제출한 광주공장 부지 개발계획안 검토신청서나 금호타이어 노사가 2022년 진행한 통상임금 소송 자료 등에 따르면 현 광주공장 부지의 매각가치는 1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1조 2000억 원은 공장 이전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현 광주공장 용지 규모는 41만 5000㎡로 축구장 58개 면적에 해당하고 광주송정역과 인접한 지리적인 이점으로 노른자위 땅으로 분류된다. 또한 이 지역 일대는 국토교통부의 'KTX 투자선도지구'로 지정돼 있어 개발가치가 높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현 공장용지 가치 산정의 전체가 된 '상업용지로 변경'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용지 개발사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 선뜻 개발에 참여할 사업자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당초 용지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은 이미 손을 뗀 상황이고, 용도변경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제시되지 못할 경우 용지 개발에 뛰어들 투자자를 새로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은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부지 용도변경 관련한 광주시의 전향적인 태도와 지역사회의 움직임 등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광주시는 그동안 관련법에 따라 '먼저 광주공장을 폐쇄한 후에야 용도변경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지만 강기정 광주시장이 "법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며 전향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광주송정역세권발전 범시민본부도 "광주시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추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침체한 건설경기와는 무관하게 용도변경 해법만 구체적으로 나온다면 개발사업 참여자는 넘쳐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yr200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