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운동부서 '폭행' 대물림…학폭 신고하니 줄줄이 ‘상습 폭행’ 증언

최초 학폭 신고 후 가해자 조사하니 "선배들 따라했다"
학교 측, 교육청 보고 후 원칙대로 '학폭위' 회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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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 한 중학교 운동부에서 신입생이 2학년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한 가운데 가해 학생의 범행 동기가 과거 자신이 당한 것에 의한 대물림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 광주 북구 A 중학교에 따르면 최근 1학년생 B 군이 2학년 상급생 C 군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B 군의 피해는 그가 '교내 운동부'에서 탈퇴하겠다고 부모님께 말했다가 가족의 추궁에 의해 알려지게 됐다.

B 군 부모는 즉시 이 사실을 학교 측에 알리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C 군과 그의 부모가 B 군에게 사과하면서 학폭위 개최가 취소됐다.

B 군과 C 군의 화해로 사건이 무마되는 듯 했지만 가해자인 C 군의 조사 과정에서 새 주장이 나오며 문제가 확대됐다.

C 군에게 '왜 후배를 폭행했냐'고 이유를 물으니 "졸업한 선배들이 자기네들에게도 그렇게 했기 때문에 따라한 것"이라는 답변이 나왔기 때문.

이후 2학년생 학부모들이 모여 아이들을 추궁한 결과 지난해 A 중학교를 졸업해 인근 고등학교에 진학한 선배 3명으로부터 상습 폭행이 있었음이 드러나게 됐다.

가해 학생들은 중학교 3학년생이던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후배들을 주기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들은 "뺨을 맞거나 발로 차이고, 줄 세워져 폭행 당하기도 했다"면서 "때리고 난 뒤 다음 날 와서 '미안해' 말하니까 신고를 할 수 없었다. 꽤 오랜 시간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선배들에게 맞고 있는 것을 운동부 지도자들도 은연 중에 아셨지만 이를 문제 삼거나 선배들을 혼내지 않았다"면서 지도진의 관리 책임 소홀도 꼬집었다.

이 가운데 최초 학폭 신고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C 군이 지도진 중 하나의 자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해당 학교 지도진들이 자녀의 가해 사실을 덮기 위해 사건을 무마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한편 학교 측과 해당 종목협회 등은 '학교폭력의 대물림'에 대해 인지한 뒤 조치를 취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A 중학교 교감은 <뉴스1>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전날 학생부장 교사가 피해 학생으로부터 서류 진술서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숨기거나 감추는 것 없이 이 사안을 즉시 시교육청에 보고하는 등 학폭위에 회부하고 원칙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목협회 회장은 "지도진 중 하나가 협회 임원인데 학교폭력 사실에 대해 여전히 보고하지 않고 있어 사건 무마 정황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피해자였던 아이들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반복돼 걱정과 우려가 크다. 협회 차원에서도 진상 조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