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학보 마감 놓고 전남대 '학생기자-주간교수' 갈등
초유의 대학신문 발행 중단 사태에 전남대측도 촉각
그간 '지원·불간섭' 원칙이었으나 대응 불가피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7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남대학교 학보인 '전대신문'이 발행 중단 사태에 놓이면서 그간 무간섭으로 일관했던 대학측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전남대에 따르면 대학측은 지난 22일부터 해외 출장 중인 정성택 총장이 업무에 복귀하는 오는 29일 이후 전대신문 사태를 논의할 방침이다.
전남대 신문방송사 규정은 발행인인 총장이 신문방송사를 대표하고 사무를 총괄한다고 명시한다.
다만 대학측은 그간 학내 언론매체인 전대신문의 활동을 자치활동 성격으로 보고, 학생들의 역량개발을 지원할 뿐 운영에 대한 개입을 한 적 없다는 유보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유례없는 발행 중단 사태로 대학측 대응도 불가피해졌다. 주무 부서인 학생처를 통해 관련 사안을 파악하는 한편 대학측이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학생처는 지난 25일 학생기자 편집장 등을 만나 의견을 청취한 데 이어 상중인 주간교수가 복귀하는 대로 다시 사정 청취에 나선다.
대학측은 "지난 22일 전대신문 기자들의 대자보를 통해 사안을 인지했다. 관련 사항을 파악하고 내부적으로 정리 중이다"며 "전대신문의 성장통이 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대신문 학생기자단은 이날 오전 전남대 1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1월 18일 발행 예정이던 1668호가 주간교수와 편집위원의 독단적 결정으로 제작이 중단됐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비판했다.
학생기자단은 "선거 특집호로 4년 만에 경선으로 진행되는 총학 선거 취재를 위해 오후 7시에 진행되는 토론회를 지면에 넣고자 했으나, 오후 6시 마감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발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발행 중단은 주간교수와 편집위원의 독단적 결정에 따른 전무후무한 사태"라며 △1668호 발행 즉각 재개 △일방적 발행 중단 사태 사과와 재발방지책 제시 △책임 소재와 관련 조치 △취재·보도 자율성 보장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전대신문 출신 구성원 102명의 성명도 포함됐다.
이같은 대학신문 발행 중단 사태를 촉발한 전대신문 교직원 측은 제작 마감시간을 놓고 학생들과의 협상이 결렬되자 원칙을 관철시키기 위해 제작을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외주업체인 신문제작소의 여건을 배려했다는 입장이지만, 이로 인해 본연의 역할인 신문 제작 자체가 차질을 빚게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전대신문 측은 "마감이 따로 없어 외주 업체인 제작소에 지속적인 근로 연장 요구를 할 수밖에 없는 비효율적이고 비윤리적 문제가 반복됐다"며 "또 편집위원과 주간교수가 최종 기사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도 부족한 일이 반복돼 이를 막고자 신문 발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신문 발행은 학생 기자들이 오후 6시 마감 원칙에 찬성해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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