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5조9000억 흑자 올렸다는데…사실이 아닌가요?
60개 주요 종속회사 포함한 연결기준 실적
한전 별도재무제표는 2‧3분기 연속 영업손실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한전이 엄청난 흑자를 기록중이라고 들었는데 사실이 아닌가요?"
최근 한 지자체 공무원이 던진 질문이다. 수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게 사실이 아니냐는 의문이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13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서 3분기 누계 연결기준 매출액 69조 8698억 원, 영업이익 5조 9457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요금조정 등으로 4조 1833억 원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연료비, 전력구입비 감소 등으로 8조 2158억 원이 감소한 데 따른 실적이다.
연결기준 재무제표상 흑자를 보인 건 사실인데 전남 나주에 자리한 한전 본사 안팎의 표정은 전혀 밝지 않다. 이유가 뭘까.
기업의 실적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지표는 바로 영업이익이다. 매출 총이익에서 각종 판매비와 일반관리비를 제하고 남은 금액을 영업이익이라고 부른다.
물로 매출액도 중요하지만 기업분석 시 기업 본연의 사업영역에서의 성과를 측정하는 데는 영업이익을 주로 참고한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5조 원대를 기록 중인 한전의 실적은 나름 괜찮은 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나 더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전이 웃지 못하는 이유가 나온다.
바로 '연결 재무제표'와 '별도 재무제표'의 차이로 인해 한전의 실적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국제회계기준을 기반으로 연결회계기준을 도입했다.
과거에는 개별기업의 재무제표만으로 그 기업의 재무상태를 파악했지만, 대기업이 여러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경우 개별기업의 재무제표만으로는 전체 재무상태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연결기준을 사용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한전의 연결기준 재무제표는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등)를 포함한 주요 종속회사 60개사의 실적을 하나로 묶어서 작성한다.
하지만 법인세 납부의 기준이 되는 한전의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하면 한전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954억 원에 그치고 있다.
한전은 1분기 1조 261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분기 927억 영업손실, 3분기 7737억 영업손실로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3년간 한전의 별도 기준 영업손실은 2021년 7조 4255억 원, 2022년 33조 9085억 원, 2023년 6조 6039억 원 등으로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 등 특단의 조치가 있지 않고서는 한전의 누적된 적자를 단기간에 상쇄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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