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갈라지고 유리 깨져"…불법 발파에 50m 옆 아파트 입주민 고통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에서 '불법 발파'로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9일 순천시에 따르면 덕암동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발파(폭약을 사용해 물질을 파괴하는 작업) 지침을 어긴 시공사 측에 공사 중지명령을 내렸다.

시는 해당 건설 현장에서 소음과 분진 등 민원이 수차례 제기돼 현장 조사를 나섰다.

조사 결과, 건축물·시설물 관리자 등을 동행하지 않고 발파 작업을 진행해 1주일(9월25~10월2일)간 공사중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발파 작업은 관련법에 따라 시설물 관리자 등을 동행해야 하고, 우천 시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도 발파허가서에 기재된 내용을 지키지 않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지난달 1차 경고 조치를 내리고 과태료 30만 원을 부과했다.

경찰은 폭우가 내렸음에도 건설사 측이 발파를 강행해 지시사항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치는 올해 첫 사례로 이례적 처분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공사 현장과 불과 50m 떨어진 아파트 입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조망권 등 매일같이 피해를 겪고 있다"며 "아이들은 폭탄 소리에 무서워서 낮잠도 제대로 못 든다"고 토로했다.

피해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의 측은 건설사와 보상금 문제를 놓고도 협상 중이지만 원만한 합의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명진 입주민대표회의 대표는 "공사 현장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받았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입주민들 입장에서 안전 문제 만큼은 당연히 민감한 사안 아니겠냐"며 "건설사 측이 소음과 분진, 조망권, 보상금 문제 등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건설사 측은 순천시에서 내린 공사중지 명령으로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며 행정소송을 준비해 법적다툼까지 예고하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시설물 관리자 등을 '동행'하지 않은 데 대한 행정 조치였다"며 "건설사와 피해를 호소하는 입주민 간 원만한 합의를 통해 갈등을 해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건설사 측은 발파 등 피해에 대해 영업배상책임보험으로 변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은 해당 건설사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질 않았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