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3분기 영업손실 지속…올해도 '법인세 0원'?
지난 3년간 납부액 0원…지자체에 내는 법인지방소득세도 없어
- 박영래 기자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극심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이 4년 연속 '법인세 0원'을 신고할 가능성이 커졌다.
납부 법인세의 10%에 해당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본사 소재 지자체에 내야 하지만 이 역시 한푼도 내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한전의 지사 등이 소재한 각 지자체의 세수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20일 한전이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전은 3분기 누계 연결기준(자회사 포함) 5조 945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법인세 납부의 기준이 되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도 한전은 3분기까지 3954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전이 벌어들인 총수익에서 영업비용과 기타 비용을 모두 제외하고 남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1조 2079억 손실을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1조 261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한전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도 7424억 원으로 집계돼 법인세 비용으로 1496억 원을 반영했다.
문제는 2분기(927억 영업손실)와 3분기(7737억 영업손실) 연속 영업적자를 보이면서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법인세 0원' 상황이 4년째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전의 최근 3년간 결정세액은 △2021년 1억 3000만 원 △2022년 230만 원 △2023년 5288만 원에 그쳤다. 이마저도 토지 등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가 포함된 것으로 영업을 통한 세금은 없었던 상황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정부의 전기요금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전은 2021년부터 2023년에만 누적 기준 47조 원의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24일 시행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4분기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으나 2,3분기 적자를 상쇄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한전의 경영악화는 본사가 소재한 나주시를 비롯해 한전의 지사가 자리한 전국의 각 지자체 재정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법인지방소득세는 법인의 전년도 귀속 소득에 과세해 매년 4월30일까지 사업장 소재지 관할 지자체가 걷는 세금이다.
한전은 법인세의 10%정도에 해당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나주시를 비롯한 해당 지자체에 납부해야하지만 최근 3년 동안 '법인세 0원' 상황이 이어지면서 법인지방소득세 역시 단 한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2015년의 경우 한전은 서울 삼성동 부지 매각 등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 1조 1500억 원의 법인세를 내기도 했다. 당시 한전 지사 등이 소재한 전국 각 지자체에 법인지방소득세로만 1000억 원의 돈이 들어가기도 했다.
한전의 재정상황이 올해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면서 해당 지자체 세수 담당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나주시 세무과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법인지방소득세 감소가 두드러진 상황"이라며 "한전이 활기를 되찾아야 지역경제 차원에서도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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