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 지식산업센터 분양 사기' 민사 재판, 분양자 패소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전남 나주 지식산업센터' 분양사기 의혹과 관련, 건설사가 분양자들을 기망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정영호)는 나주 지식산업센터 분양자 7명이 토담건설과 부동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금 반환 등 청구 소송'에 대해 원소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원고들은 토담건설이 '산업시설'인 지식산업센터를 신축·분양하는 과정에서 '주거 용도 가능'으로 속여 분양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부동산신탁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각하하고 토담건설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기각했다.

해당 건설사 대표는 2020년 나주 지식산업센터를 일반 주거용도로 입주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분양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돼 별도의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피해자는 99명, 피해 금액은 185억원에 이른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1채에서 많게는 8채의 건물에 대해 분양 중도금까지 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1채당 8000만~9000만원 상당의 중도금을 냈으나 일반 주거용이 아닌 나주 지식산업센터의 특성상 입주하지 못하고 있다.

검사와 피고인 측은 다수의 증인신문 등을 통해 사기 분양의 고의성 여부 등을 다투고 있다.

피고인들은 "분양 당시 일반 주거용으로 입주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안내했고, 분양 계약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분양자들을 속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반면 증인으로 나선 피해자들은 "건설사가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으로 홍보하며 판매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며 사기 고의성을 주장하고 있다.

민사 재판부는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것과 별개로 '건설사가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각 분양계약서 등을 살펴보면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처럼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거나 주거용으로 임대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기재는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입주자 모집공고, 입주 대상 업종 등을 볼 때 지식산업센터는 주거용 목적으로 분양되는 건물이 아닌 업무용 산업시설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견본주택 내부에는 세탁기, 침대 등이 비치돼 있고 홍보용 전단지나 분양안내책자에도 침대나 주방시설 등이 구비된 사진이 첨부돼 있기는 하나 견본주택의 설치나 분양홍보물상 이미지는 입주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적으로 제작되는 것에 불과하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사정만으로 피고들이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이나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동산으로 광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월 임대료와 분양대출이자 지원에 관한 공고도 나주시의 정책으로 원고들을 기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한 형사재판은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서 속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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