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절임배추는 배달이 생명" 전국서 주문폭주 해남 벌써 '김장철'
배춧값 하락세 전환…전국에서 주문 쏟아져
20㎏ 1상자 3만2000원…"김장시기 좀 늦춰야"
- 박지현 기자
(해남=뉴스1) 박지현 기자 = "절임배추는 배달시간이 생명이에요.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쉴 틈이 없습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12일 오후 전남 해남군 문내면에 위치한 텃밭영농조합. 전국의 소비자들로부터 절임배추 폭탄주문으로 분주하다. '금배추' 취급을 받던 배춧값이 최근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소비자들의 김장용 절임배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16년째 해남에서 절임배추를 판매하고 있는 김문재 씨(58) 부부는 위생작업복을 착용하고 소금에 절인 배추를 다듬어 포장하는 데 여념이 없다.
외국인 인력 50여 명도 대형통에 천일염을 풀거나 절인 배추를 세척하고 있다. 절임배추는 배달 과정에서 절여지는 특성상 배송날짜를 지키는 게 필수적이다.
매일 오전 6시에 시작되는 작업은 통상 오후 6시에 끝나지만 하루 최대 2000박스 주문이 들어오면 오후 9시까지 잔업을 하는 날도 생겼다.
전남 각지는 물론 부산 등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는 해남 절임배추의 인기몰이를 실감할 수 있다.
김 씨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5만 박스가 팔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통상 남부지역에선 11월 중순부터 김장을 시작하지만 농가들은 '올해 남부지역은 12월 초부터 김장을 하는 게 적절하다'고 권장했다.
올해 배추농사는 지속되는 폭염과 갑작스러운 폭우로 어려움도 있었다.
여사장 신신숙 씨(54·여)는 "22㎏ 한 박스에 작년에는 7포기가 들어갔지만 올해는 배추가 작아 8포기가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태풍이 오지 않아 병충해 등이 예년보다 덜했다는 것이다. 해남 절임배추는 올해 20㎏ 1상자에 3만2000원(택배비 포함)에 지난 11일부터 본격 판매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000원 오른 가격이다.
신 씨는 "인건비가 늘고 기후변화로 인해 어려움은 있지만 전국의 소비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영농조합을 찾은 명현관 해남군수는 "해남배추가 막 출하됐기 때문에 김장 시기를 조금 늦추면 김장대란은 없을 것"이라며 "해남군 농민들이 김장을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고품질 배추생산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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