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지사, 정부·정치권에 쌀 20만톤 추가 격리 건의한 이유는

농가소득 수확기에 결정…쌀값은 내년 1월 인상 예측
"시장 격리해야 쌀값 반등 가능…특단 대책 필요"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최근 벼멸구 발생 및 호우피해 현장인 보성군 복내면 일봉리 일원을 방문해 주요 농작물 피해현황 청취 및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전남도 제공) 2024.11.8/뉴스1

(무안=뉴스1) 전원 기자 =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정부와 정치권에 쌀 20만 톤 추가 시장 격리 등을 촉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지사는 최근 농림식품부와 정치권에 전달한 건의문에서 쌀 20만 톤 추가 시장 격리를 요청했다.

정부에서 농협에 지원하는 벼 매입 자금 이자율 2%를 무이자로 지원하고, 농협은 전년도 가격 수준으로 벼를 매입해 줄 것도 함께 요청했다.

2024년산 쌀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농협 RPC에 남은 2023년산 구곡 물량 6만 5000톤에 대해서는 주정용, 가공용으로만 방출되도록 건의했다.

김 지사의 건의는 농가소득 보장과 쌀값 안정을 위한 것이다.

올해는 벼멸구 피해와 이상기온 등의 영향으로 감모율이 평년보다 2~3% 정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서는 100㎏의 쌀을 가공하면은 70㎏ 정도가 쌀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내년 1월부터는 쌀 가격이 다소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벼 재배 농가의 보상은 10~12월 수확기 산지 쌀값으로 결정되는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내년 1월에 쌀 가격이 오를 경우 농가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급 예측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난해 정부가 2023년산 수급 예측 시 9만 5000톤이 초과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4차례에 걸쳐 20만 톤을 시장격리 했음에도 9월 말 재고 물량 15만 톤이 발생해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 전국적으로 쌀 생산량은 365만 70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도는 72만 1000톤의 쌀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지난달 기준 쌀 12만 8000톤이 초과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20만 톤을 시장격리 했으나 쌀 소비량 감소, 통계오류 등을 비춰볼 때 추가로 20만 톤 이상 시장격리를 해야만 수확기에 쌀값 반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농업 현장에서는 수확기 쌀값이 전년보다 10% 이상 하락, 농가 소득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전남 지역 농협에는 정부 벼 매입 자금이 평균 2000억 원이 내려오고 있다. 무이자로 지원되면 40억 원 정도의 여유 자금이 발생해 부담이 낮아진 농협에서 지난해 가격 수준으로 매입할 수 있어 농가들이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김영록 지사는 "수확기 쌀값 오름세가 보이지 않아 농민들이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땀 흘려 농사를 지은 농민이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받도록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발표하고, 농협과 각 정당에서는 적극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쌀 가격은 수확기인 10월 5일 80㎏ 쌀 한가마가 18만 8156원을 기록했지만 15일 18만 4848원, 25일 18만 2900원, 11월 5일 18만 2700원으로 하락하고 있다.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