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훔치려다 그만" 20년 호의 베푼 70대 여성 살해한 60대 구속
직장 잃고 경제적 어려움 겪어…한밤 주택 침입
서랍 속 금품 훔치려다 발각돼 범행
- 김동수 기자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20년 지기' 지인 여성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구속됐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3일 오후 11시 14분쯤 여수시 신월동 한 주택에서 B 씨(70대·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옆 방에서 자고 있던 딸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주택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범행 발생 15시간 만인 4일 오후 2시쯤 순천터미널 주차장 인근에서 배회하던 A 씨를 붙잡았다. A 씨가 버린 흉기도 2시간 뒤인 오후 4시쯤 여수의 한 산자락에서 발견됐다.
A 씨는 B 씨의 집에 드나들 정도로 B 씨 가족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 씨 가족은 여수에 연고가 없던 A 씨에게 반찬을 나눠주는 등 호의를 베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B 씨 가족이 대문 주변에 있던 계량기에 열쇠를 둔다는 점을 알고 밤사이 침입했다.
평소 B 씨가 거실 서랍에 돈을 넣어둔다는 점을 파악한 A 씨는 그 돈을 훔치려다 B 씨에게 발각됐다. 당황한 A 씨는 B 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몸도 안 좋고 돈이 없었다. 돈을 훔치려고 밤에 침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여수에서 선원으로 일하던 A 씨는 최근 건강상 이유로 직장을 잃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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