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좀 즐겨보나 했더니"…뚝 떨어진 기온에 출근길 중무장

광주 광산 4.8도, 운암동 6.5도…올가을 가장 낮아

초겨울 날씨를 보인 5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에서 한 시민이 따뜻한 옷을 입고 햇빛을 쬐고 있다. 2024.11.5/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박지현 기자 = "가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코앞에 와 있네요."

겨울이 시작된다는 절기상 '입동'을 하루 앞둔 6일 아침.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자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의 옷차림이 제법 두꺼워졌다.

이날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공원역 버스정류장. 한 여학생은 추위를 피해 두툼한 목도리를 두른 채 얼굴을 반쯤 가리고 버스를 기다렸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도 경량패딩을 입고 지퍼를 목 끝까지 올리거나 겨울 코트를 꺼내 입었다.

바람이 불면 옷깃을 여미거나 후드 모자를 뒤집어썼고, 버스정류장의 열선 의자에 몸을 녹이기도 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마스크를 쓰거나 귀마개를 한 어르신들도 자주 목격됐다.

이날 광주 광산의 아침 최저기온은 4.8도, 운암동 6.5도 등으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아침 기온을 보였다. 전날보다도 3~4도가량 낮아졌다.

바람이 더해지면서 체감온도는 광산과 운암동 모두 4.5도로 더욱 쌀쌀하게 느껴졌다.

시민들은 버스 도착시간이 10분 이상 남자 지하철 역사 안으로 들어가 추위를 피하기도 했다.

송은지 씨(26·여)는 "얼마 전까지 더워서 낮에 반소매를 입었는데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이 적응되지 않는다. 가을을 한 보름 즐기고 겨울이 바로 시작된 셈"이라며 "아직 겨울옷을 꺼내지도 못 해 여러겹을 껴입은 채 황급히 눈에 보이는 겉옷을 하나 더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초겨울 날씨를 보인 5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에서 한 시민이 따뜻한 커피로 추위를 달래고 있다. 2024.11.5/뉴스1 ⓒ News1 박지현 기자

북구 오치동 광주공고 버스정류장 인근에서도 시민들은 털후리스 등 겨울 겉옷을 챙겨 입고 나온 모습이다.

초등학생들은 빨간색과 핑크색 등 알록달록한 색감의 패딩을 챙겨입은 채 등굣길에 올랐다.

형의 등굣길을 함께한 두살배기 어린아이는 털모자를 썼고, 유모차에는 방한커버가 씌워져 있기도 했다.

노인 일자리 출근길에 나선 박귀자 할머니(88)는 내복과 겉옷 등 총 3겹을 껴입고 머플러와 장갑까지 착용하고 나왔다.

박 할머니는 "오늘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고 해서 어제보다 더 따뜻하게 입고 나왔다"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감기가 걱정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더 챙겨입고 다녀야 한다"고 했다.

직장인들은 휴대전화를 잠시 멈춘 채 양손은 주머니에 넣어뒀고 일부는 따뜻한 커피를 쥔 채 손을 녹였다.

최승훈 씨(30)는 "곧 죽어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인데 오늘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며 "짧은 가을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코앞에 와 있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남하한 찬 공기로 인해 당분간 평년보다 낮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입동인 7일은 이날보다 기온이 5도가량 더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pep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