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가자 약속했는데"…'청소차 참변' 초등생에 그룹 아이브도 추모
아이브, 빈소에 근조화환…"평소 좋아한 가수" 가족들 울먹
사고 현장도 국화꽃·인형 등 놓여 "그곳에선 아프지 말길"
- 전원 기자,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전원 박지현 기자 = 아파트 인도에서 후진하던 청소 차량에 참변을 당한 7세 초등학생이 평소 가수 걸그룹 '아이브'를 좋아했다는 보도에 아이브도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내 세상을 떠난 아이를 추모했다.
A 양은 지난달 30일 하굣길에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인도를 올라탄 뒤 급후진하던 청소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해당 차량을 운전한 40대 남성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 사고는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이 부른 참변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 서구에 빈소를 마련한 A 양 유족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달 31일 빈소엔 활짝 웃고 있는 A 양 모습이 담긴 영정이 놓여 있었다.
A 양은 평소 애교가 많고 밝은 아이였다고 한다.
A 양 할아버지는 "평소 '할아버지 할머니 길 조심해 다니세요' 하던 아이였다"며 "인도에서 차가 후진해 손녀딸을 앗아갈지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가슴을 쳤다.
그는 "명절에 용돈을 주면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고 가는 싹싹한 아이였는데 아프게 간 마지막 모습이 잊히질 않는다"며 눈물을 훔쳤다.
A 양 삼촌은 평소 조카가 가수 아이브를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가끔 조카와 마실을 나갈 때면 A 양이 모으던 아이브의 포토 카드도 선물했다고 한다.
A 양 삼촌은 "조카와 콘서트를 같이 보러 가자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하게 됐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런 가운데 A 양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아이브 측은 빈소에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빈다'는 문구가 적힌 그룹 명의 근조화환을 보냈다.
A 양 어머니는 "평소에 아이가 아이브 가수를 좋아했다"며 "(참변에) 경황이 없지만 감사하다"고 전했다.
A 양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파트 사고 현장에도 밤늦게까지 주민들과 학생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하나둘 놓이기 시작한 국화꽃은 어느새 수북이 쌓였고, 그 주변으론 치킨과 판다 인형, 과자와 음료수 등이 놓였다.
초등학생 김가온 양(10)은 메모지에 '동생아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길 바라'라는 추모 글을 적었다.
'웃는 게 사랑스러웠던 우리 아이. 그곳에선 더 환하게 웃으며 빛나는 별이 되길 바랄게' '동생아 이 기억 잊지 않을게' '1학년 동생아 천국 가서는 다치지 말고 안전하게 살아야 해' 등의 글이 시민들의 가슴을 시리게 했다.
war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