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식 할아버지 '제3자 변제 수용'에 시민단체 "위법적 방식" 주장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6) 할머니에 이어 또 다른 피해 생존자인 이춘식(104) 할아버지도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피해배상 해법을 수용했다.

이 가운데 피해자들의 소송 대리를 맡은 시민사회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위법적 방식에 의한 제3자 변제 판결금 강행을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30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과 민족문제연구소,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윤석열 정부는 법원의 공탁 '불수리' 처분으로 사면초가에 빠지자, 탈법적 수단을 통해 판결금 지급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생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가 '제3자 변제' 방식의 피해 배상 방법을 수용했다. 할아버지의 피해배상 해법 수용은 지난주 양금덕 할머니가 변제안을 수용한지 약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2018년 대법원 승소 원고 15명 중 故(고) 정창희 할아버지와 故(고) 박해옥 할머니 두 사람을 제외한 13명의 피해자, 유족이 정부의 해법에 따라 판결금을 수령하게 됐다.

그러나 지원단체는 성명에서 "(변제안 수용은) 생존 당사자인 이춘식 할아버지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이춘식 할아버지의 장남 이창환 씨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형제 중 일부가 최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과 접촉을 해 제3자 변제 수령 여부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본인은 반대 입장이었다'며 '형제들이 어제 서명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와 오늘 형제들을 설득하려 광주로 갈 예정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이창환 씨는 '아버지의 현재 상태는 정상적인 의사를 표시하실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면서 "'얼마 전부터 노환과 섬망증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시고,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제3자 변제에 동의한다라는 의사표시를 강제동원 지원재단에 했다는 것이 아들로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단체는 지난 주 양금덕 할머니측이 제3자 변제를 수용했을 당시에도 할머니가 지난해 11월부터 치매로 투병하고 있음을 알리며 '할머니 뜻과 무관'하다고 설명해왔다.

관련 법에 따르면 생존 당사자의 법률적 행사는 당사자와 사건 법률 대리인 만이 할 수 있다. 단체는 "정부가 현재 고령의 생존 피해자들이 정상적 인지능력이 없는 상태를 알면서도 이를 이용해 법률 대리인을 제치고 위법적 수단을 통해 무리하게 제3자 변제를 추진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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