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세수 펑크인데…여수시·시의회 줄줄이 해외연수

정기명 시장과 3개 시의회 상임위 같은 기간 국외출장 '빈축'
市 "섬박람회 홍보 위해 방문"…시의회 "해외사례 벤치마킹"

전남 여수시청 전경. 뉴스1 DB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시와 시의회가 비슷한 기간 줄줄이 해외연수를 떠나 그 적절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여수시에 따르면 정기명 시장을 비롯한 섬 박람회지원단 직원 등 총 5명은 전날부터 오는 27일까지 3박 4일간 일정으로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정 시장 일행은 이번 출장에서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를 방문,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홍보하고 섬박람회 참석을 독려할 예정이다.

웨이하이시 초청으로 이뤄지는 방문에서 정 시장과 수행비서 2명은 왕복 항공료 및 체재비를 중국 측으로부터 지원받는다.

그러나 나머지 섬 박람회지원단 직원 3명은 여수시 예산으로 국외공무출장을 간 것이다. 그 비용은 1인당 100만~2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 시장 일행에 앞서 시의회 3개 상임위원회와 시의원 연구단체(백리섬섬길 제1호 관광도로 지정연구회)도 지난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일정으로 공무국외출장을 떠난 상태다.

이들 시의원과 사무국 직원 등 총 45명은 동남아시아(6박 8일)와 유럽 3개 지역(7박 9일)으로 해외연수를 갔다. 연수경비는 총 1억 9955만 원이다.

전남 여수시의회 전경. 뉴스1 DB

시의회의 해외연수와 비교했을 때 정 시장 일행의 출장 비용은 상대적으로 적은 액수다. 그러나 이들 두 사안을 함께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여수 지역은 석유화학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대비 올해 지방세 수입이 1156억 원가량 줄었고,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교부금도 222억 원 감소한 상황이다. 2년여 앞둔 여수세계섬박람회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수시의 경우 당장 현안 사업을 중단하거나 취소하지는 않았지만 인건비 동결, 경상경비·보조사업비 축소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수시의회 한 공무원도 "집행부와 시의회가 같은 기간 한꺼번에 해외에 나가면 상식적으로 좋아 보이겠느냐"며 "연수지도 이름만 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인기 관광지"라고 말했다.

특히 정 시장은 임기 초반 대규모 공연 일정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방역과 교통 대책 마련을 뒤로 하고 여름휴가를 떠나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전국 지자체 모임 '섬 지역 기초단체장협의회' 참석 일정도 부시장에게 맡기는 등 주요 행사에 불참하는 모습을 여럿 비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같은 기간 시의회와 함께 해외연수를 나서는 문제를 두고 고민하긴 했지만 웨이하이시의 간곡한 요청으로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주말로 일정으로 잡았다. 섬박람회에 대한 해외 관광객 유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고용진 시의회운영위원장은 "지역사회 등 국외연수 심의위를 거쳐 예산 범위 안에서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됐다"며 "해외사례를 살펴보고 벤치마킹, 정책 제안·발굴 등을 통해 의회에 접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