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지역 살림살이도 '휘청'…지자체마다 세수 수천억 줄어

여수의 경우 지방세 38%…산단 징수세 1940억→784억 줄어
글로벌 경기침체 속 여수시 세수 비상…"갈수록 악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전경. 뉴스1 DB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여수지역 경제 발전의 주춧돌이자 지역 성장을 이끌어온 여수국가산업단지가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역사회 살림살이마저 휘청이고 있다.

27일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여수산단 입주기업 지방세 징수 현황을 살펴본 결과, 산단에서 거둬들인 세수가 연간 최대 2000억 원 수준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2019년 1525억 원이던 징수세가 코로나19와 글로벌 경기 변동성 등 영향으로 2020년 979억 원, 2021년 1025억 원에 달했다. 이후 반등세를 보여 2022년 1895억 원, 지난해 19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여수시 총 예산은 1조 4500억 원 수준으로 이중 지방세가 38%(5628억 원)에 달한다.

지방세는 도세와 시세로 구분되며, 지방세의 70% 이상이 시세로 들어오고 있다. 이중 여수산단의 지방소득세 세입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수준까지 달한다.

여수산단에서 거둬들인 2000억 원 상당의 세입은 국비를 들이지 않더라도 웬만한 터널과 도로 등을 지을 수 있는 막대한 금액이다. 여수산단의 경기 상황에 따라 여수시 재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수산단의 불황이 가속화되면서 산단 지방세 징수액이 올해 반토막났다.

지난해 1940억 원에 달하던 산단 징수액은 올해 1156억 원이 줄면서 784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내년도 지방세 세입 전망도 산단 불황 장기화로 219억 원이 추가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여수산단은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폭등 등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장가동률을 낮추고 매각 또는 인력 재배치, 구조조정 등을 단행하고 있지만 회복세는 커녕 '갈수록 악화'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 여수 선소대교 전경. 뉴스1 DB

여수시도 지역경제 발전의 철옹성 같았던 산단의 위기로 발 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대규모 사업 등에 차질을 빚진 않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방세 감소로 일부 사업(명시이월) 축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수시와 전남도 등은 고부가·친환경 산업구조 전환을 위해 '석유화학산업 위기대응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하고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지방세 폭락은 여수산단 실적에 따른 지방세 감소가 주요 원인이고, 앞으로도 업계 상황이 개선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산단 불황, 정부 세수 펑크 등 영향을 겪고 있지만 효율적인 예산 관리로 사업들이 누락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d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