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열린 국감…전남경찰청 '기강 해이' 질타

잇따른 음주운전·순천 살인사건 문건 유출·압수물 절도 등
모상묘 전남경찰청장 "특단의 대책 세워 청렴 경찰 될 것"

모상묘 전남도경찰청장이 21일 오후 전남도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21/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무안=뉴스1) 최성국 기자 = '경찰의 날'인 21일 열린 전남경찰청의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전남경찰청 국감에서는 경찰관의 음주운전, 승진 청탁을 위한 뇌물, 순천 여고생 살인사건 내부 문건 유출 등이 도마에 올랐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남경찰청의 준법정신과 공직기강 문제를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며 "최근 5년간 기소자 수를 보면 전남경찰청은 전국 5번째로 많다"고 지적했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순천 여학생 살인사건과 관련한 내부 문건을 현직 경찰관이 유출했다. 전직 경찰관이 지나가는 행인을 두들겨 패는 사건도 있었는데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니 현직 경찰이 기자를 겁박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경찰이 갑질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나주경찰서에서는 행인에게 시비를 걸어 체포된 외국인을 경찰이 놓쳤다. 업무태도가 너무 방만한 것 아니냐. 이런 식이면 경찰은 신뢰를 못 받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전남청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나주경찰서 피의자 도주사건은 10시간 만에 잡혔다. 이 시간에 다른 범죄가 발생할 위험도 있었다. 박대성 살인사건 문건 유출은 내부 보안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광희 민주당 의원도 엄격한 공직기강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전남청에서 38명의 경찰관이 징계를 받았다. 음주운전은 7명, 금품 향응·수수는 7명, 성비위는 5명, 품위 손상은 13명, 복무규정 위반은 3명, 직무태만은 3명"이라며 "특히 수사 자료 유출은 심각한 문제"라고 직격했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은 "전직 광주·전남경찰청장이 포함된 승진청탁 뇌물 재판에선 '경찰의 승진청탁 뇌물은 관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며 "경찰 사회에서 얼마나 인사청탁 금품이 오고 갔으면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느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는 경찰의 인사 시스템의 문제다. 인사위원장과 인사위원의 과반수를 외부인으로 두는 등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인사 문제는 개선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완도경찰서에서 벌어진 경찰관의 압수물 절도 사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완도경찰서 직원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541만원의 현금을 절취했다. 왜 4년간 아무도 알지 못했느냐. 심지어 완도서는 한번도 압수물 창고 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남청은 지난 2021년에도 국정감사에서 경찰 기강 해이를 지적받았다. 그 때도 시정하겠다고 했는데 올해도 상황은 똑같다"며 "경찰의 기강이 확실히 서야 공권력이 국민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상묘 전남경찰청장은 "완도서 사건 발생 이후 22개 전 경찰서에 대해 전수점검을 진행했다. 일반 형사들은 아예 압수물 창고에 접근할 수 없도록, 압수물은 투명 비닐봉투에 보관하도록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 문제를 제기했다.

용 의원은 "지난해 7월 접수된 순천 발달장애인 성폭행 사건에서 총체적 위법 행위가 나왔다"며 "발달장애인 전담경찰관은 사전 연락도 없이 당일 통보로 피해자의 자택을 방문하고 신뢰 관계인의 동석 없이 면담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피의자는 성적 암시 문자를 보내고 피해자는 한번도 답변하지 않고 차단했는데 경찰은 증거능력이 없는 면담 한번으로 사건을 기각하고 불송치 결정했다"면서 "'제가 한 말이 기분 나빴냐', '사실대로 말하고 있냐',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등의 경찰관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모상묘 전남경찰청장은 "의원들의 지적에 공감한다. 경찰 개인 비위에 대해선 감찰을 진행 중이며 특단의 점검을 통해 청렴한 경찰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sta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