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안유성 명장이 광주서 국제초밥대회 꿈꾸는 이유는?
2회 전국초밥왕대회, 한대원 현대百 일식총괄셰프 우승
"초밥 메카 광주로 각인을" 4초에 1개씩 다금바리 초밥 선보여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계기로 호남 대표 요리사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 조리명장 안유성 가매일식 대표가 '초밥의 도시 광주'를 꿈꾸며 국제초밥대회 개최 포부를 밝혔다.
안 명장은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24 전국초밥왕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조리사협회 광주전남지회장인 안 명장이 바쁜 와중에 대회 전체를 총괄·운영했으며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됐다.
일식 후속 명장 육성을 위해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일식 셰프 50여명이 실력을 겨뤘다. 광주광역시 시장상이 걸린 우승은 현대백화점 계열 현대그린푸드의 한대원 일식총괄셰프가 수상했다.
대한민국 최연소 일식 조리기능장으로 2021년 대한민국 조리명인에 오른 한 셰프는 고용노동부가 지정하는 '준명장'으로, 더현대의 본가스시 등 현대백화점 그룹의 일식 메뉴를 총괄 개발하고 있다.
한 셰프는 이번 대회에서 남도 식재료를 활용한 오마카세 모둠초밥을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다.
이처럼 전국초밥왕대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실력자들이 출전이 이어지면서, 대회 주최자인 안 명장도 이날 대회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안 명장은 이날 행사장을 찾은 500여명의 관객을 위해 식전 행사로 제주산 다금바리 초밥 시연을 선보이며 무료로 제공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안 명장의 의형제를 자처한 강창건 제주 진미명가 대표가 바다에서 주낙 방식으로 잡은 5.5㎏ 다금바리 해체 작업을 선보였다.
제주자치도가 지정한 향토 음식 장인인 강 명인의 능숙한 손길에 허벅지만 한 다금바리 살점이 깔끔하게 뜨였다. 강 명인은 다금바리가 킬로그램당 30만 원에 달한다고 했다.
귀한 다금바리가 이번에는 안 명장의 손길에 순식간에 초밥으로 변신, 대회장을 찾은 관객들에 무료로 제공됐다. "밥알이 몇 개고"라는 대사로 유명한, 이병철 전 삼성회장 개인 요리사 김영주 셰프로부터 배운 실력이 유감없이 선보여졌다.
1점당 1만5000원에 달하는 귀한 다금바리 초밥을 맛보려는 인파가 500여명 가까이 몰린 가운데 안 명장은 카메라가 잡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초밥을 쥐었다.
불과 20여분도 안 돼 초밥 300개가 뚝딱 만들어졌다. 현장에서 측정한 결과 4초에 1개 꼴이었다.
안 명장은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에 호남에서는 유일한 '백수저'(스타셰프)로 출전, 신기에 가까운 칼솜씨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처음에는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는 줄 알았던 안 명장은 선수로 출전을 권유한 제작진의 제안을 3개월 가까이 고사했다. 그러나 전국 내로라하는 요리사들이 모이는 자리에 유독 호남에서만 도전자가 없다는 말에 오기가 발동했다.
'남도식 초밥'이 장기일 정도로 호남 음식 애착심이 강한 안 명장이다. 1차전에서도 남도식 냉이족찜을 선보였고, 자신의 인생 요리로도 남도식 초밥을 꼽는다.
방송 이후 컬투쇼 등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근엄한 명장의 이미지를 깨고 쉴 틈 없는 입담으로 예능감도 과시했다.
최근 열린 광주김치축제 개막식을 계기로 광주를 찾은 여경래·최현석 셰프는 안 명장의 매장을 찾아 우애를 과시했다. 많은 시청자들도 흑백요리사2, 냉장고를 부탁해2 등 요리 예능에서 그의 활약상을 고대하고 있다.
안 명장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 유명세를 '지역 발전'을 위해 활용하고 싶다고 했다.
대회장에서 안 명장은 "일본 초밥 팬들도 매장을 찾는다. 일식인 초밥의 한국화, 광주화의 가능성을 목격했다"며 "맛의 도시 광주에서 한발 더 나아가 '초밥 메카 광주'를 꿈꿔봐도 되겠다"고 말한다.
그는 "광주에 명장거리 조성도 꿈꾼다. 지역 청년들과 소상공인들이 살아야 도시의 희망이 있지 않겠나"라며 "전국초밥대회를 내년에는 국제초밥대회로 세계적 대회로 성장시키고, 다양한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만나 남도의 맛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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