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피해금 300만원 송금한 대학생 '무죄' 왜?
검찰, 사기 방조 혐의로 20대 여대생 기소
법원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 범죄 고의 인정 부족"
- 최성국 기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보이스피싱 조직에 피해금을 송금한 20대 대학생이 사기 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방조 혐의로 기소된 A 씨(24·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2월 27일쯤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은 한 피해자가 입금한 900만 원 중 300만 원을 조직의 특정 계좌로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A 씨가 지난 2022년 경남 한 경찰서로부터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사기 범행을 해 피해자들이 당신의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고 연락까지 받았는데도 사기를 방조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런 A 씨의 송금 경위가 일반적인 현금인출책, 모집책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는 일반적인 모습과 상당히 달라 범죄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약 8개월 간 SNS을 통해 특정 코인에 대한 아르바이트직을 맡게 됐고 보이스피싱 송금책 역할인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보이스피싱 조직은 코인 구매자의 이름과 구매액이 A 씨의 계좌에 들어오는 돈과 동일하면 입금액을 특정 계좌로 보내는 일을 시켰다. A 씨는 현금 대신 해당 코인을 월급으로 받기로 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A 씨에게 한 연락은 피고인 계좌 확인과 이체 경위를 확인하는 차원이었고, 경찰도 피고인의 주장대로 코인 관련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판단해 조사를 종결처리한 점을 주요하게 봤다.
또 피고인의 계좌가 여러차례 지급정지 됐으나 그때마다 피고인의 이의제기로 지급정지가 해제된 일이 범죄 고의가 없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용신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별다른 범죄 전력이나 수사를 받은 전력이 없고 이전에 경제활동이나 사회생활을 경험한 사실도 없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당시 범죄 고의가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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