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대응 어떻게" 질문에 전남대 총장 “각자 고유한 시각으로 해석”
- 서충섭 기자
(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가 2년 만에 광주에서 열려 날카로운 질문이 기대됐으나 해묵은 질타와 무의미한 질의로 김이 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교문위는 17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광주·전남·전북·제주교육청과 전남대·전남대병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첫 타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서울 광진을)은 광주 출신 노벨평화상 수상자 한강 작가 축하로 운을 떼더니 "광주는 더욱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성과 치밀성을 지켜야 한다"며 자연스레 이정선 광주교육감을 향한 질의로 이어갔다.
고 의원은 지난해 전북대에서 열린 국회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이미 언급된 바 있는 광주시교육청 감사관 채용비리 사건을 지적했다. 당시 고 의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호기롭게 공격을 시작한 고 의원의 공세는 그러나 좀처럼 타격감이 느껴지지 못했다.
고 의원이 "오해받을 거라 생각 안했느냐", "채용비리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느냐", "감사 결과 심각하지 않느냐", "정직 1개월 징계가 충분하냐"는 통상적인 질의만 이어갔다.
이따금 이 교육감을 몰아세우긴 했으나 이 교육감의 말문이 막히기는 커녕 "오히려 고교 동기가 지원해줘 반가웠다", "지시하지 않았다", "심각하다", "인사위 결정을 교육감이 뒤집을 수 없다"며 손쉽게 반론했다.
비리 행위자의 징계를 지적하는 부분도 이미 나온 언론보도를 답습하는 수준에 그쳐, 명성을 무색하게 했다.
고 의원은 "너무 남 얘기 하시듯 해 당혹스럽다"며 질타했으나 이 교육감의 반론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정황증거나 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질의가 끝났다.
오후 들어 열린 전남대와 전남대병원 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전북 고창)은 정성택 전남대 총장을 향해 "5·18 왜곡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총장님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정 총장은 고개를 갸웃 하더니 "글쎄 대학 총장으로서 굳이 할 답변인가 생각이 들지만, 5·18의 발상지인 전남대는 국내 유일 5·18 연구소가 있어 진실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에 정 의원은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을 언급하며 "아직도 5·18에 북한이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전남대 구성원들에게 모독 아닌가"라며 정 총장의 호응을 요청했다.
정 총장이 "대한민국 국민 개인은 각자 고유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즉답을 피했음에도 정 의원은 "어떤 고유한 시선이냐"고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결국 정 총장은 "5·18 당시 80학번으로 현장에 있었던 나다. 순수한 목적은 누구보다 잘 안다"며 "우리 대학도 노력하겠지만 5·18 진상규명은 국가 차원에서 이뤄졌다. 의원님도 힘을 내 진실규명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다독였다.
이밖에도 국립대인 전남대가 의대 증원에 따른 교원 인건비 재원 마련이 됐느냐는, 다소 기초적인 질문도 나왔다.
정 총장은 "국립대는 교육부가 자연적으로 지급을 하게 돼 있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문위 국감에서는 다소 지엽적인 문제나, 불필요한 덕담, 이념 색깔론도 이어졌다.
국감을 지켜본 한 시민은 "많은 예산과 노동력이 소모되며 광주에서 열린 국정감사인데, 유의미하게 드러난 것 없이 맹탕으로 끝났다"며 "감사에 임한 국회의원들 역시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고 평가받는 직책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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