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텃밭’ 2곳 간신히 지킨 이재명…조국혁신당·진보당 약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1일 영광군청 사거리에서 장세일 후보와 함께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1일 영광군청 사거리에서 장세일 후보와 함께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0.11/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곳을 모두 지켜내면서 이재명 대표와 2기 체제가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했다.

16일 치러진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영광서 41.09%, 곡성서 55.26%를 얻으며 승리했다.

특히 이번 군수 재선거는 호남 교두보 확보를 노린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호남 민주당 일당 체제'가 흔들렸다.

영광서는 민주당 공천에서 반발한 후보들이 잇따라 이탈, 조국혁신당에 합류하면서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을 탈당한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한때 민주당 장세일 후보를 꺾고 여론조사 1위에 오르는 결과도 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공천 반발의 후유증이 채 가시기 전에 이번에는 진보당이 약진하며 3강 구도가 형성됐다. 진보당 이석하 후보 역시 민주당 장세일 후보를 꺾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월세살이'로 영광과 곡성을 누비며 반향을 얻고, 진보당이 밑바닥에서 민심을 긁어모으면서 민주당의 형세는 갈수록 위축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3일 전남 영광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인근시장 상인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9.2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이 대표는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영광을 방문하며 공천 반발을 잠재우고 민심 이탈을 막았다.

특히 이 대표는 10월 들어 3일, 9~10일, 11일 연달아 영광을 찾는 '광폭행보'로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었다.

영광에서 자신의 전매특허인 '기본소득' 정책 실시를 약속하고 제1야당의 조직력으로 영광의 예산확보와 정책지원을 전폭적으로 보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심판해야 하는 민주당이 전남에서 심판당하면 어떡하느냐. 제가 웃고 있지만 절체절명이다"며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 대표가 부산 금정구 공략에 나서거나 국회에 있는 동안에는 5선 박지원, 4선 이개호, 3선 신정훈 등 전남 국회의원들이 영광을 누비며 공백을 메꿨다.

정청래 전 최고위원과 한준호 최고위원 등 전국적인 인지도를 보유한 국회의원들도 영광 한달살이로 조국 대표의 영향력을 상쇄하며 민주당 지지세 회복에 나섰다.

부산 금정구에서도 조국혁신당과 야권단일화를 이뤄내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금정구 선거는 비록 패배했지만 유의미한 득표율을 얻었다.

이 대표의 호남 선방으로 인한 리더십 결집 효과는 향후 사법리스크 대응 전선에서도 유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과의 제9회 지방선거에서 '야권 재대결'이 예고돼 있지만 그 사이 당력을 정비, 정권교체 정국을 앞두고 '야권 총사령관' 역할을 자임하며 대선가도를 향할 수 있다.

zorba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