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운명의 날' 영광군수 재선거…패배시 '리더십 상처'·'야권분열' 위기
이재명 '정권심판' 조국 '정치혁신' 김재연 '진보정치 회복' 강조
- 서충섭 기자
(영광=뉴스1) 서충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야3당 대표가 총출동하며 전국선거로 떠오른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16일 시작되면서 각 당이 받을 성적표에 눈길이 쏠린다.
'동네 원님' 선거가 중앙정치 개입으로 미니대선급으로 떠오르면서 저마다 '총력'을 강조한 야당 대표들이 날개를 달 지, 발목을 잡힐 지 관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재보궐선거 경선을 중앙당이 진행한 뒤 선거운동은 시도당에 일임했다. 그러나 호남 교두보 확보를 노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영광 월세살이를 시작하자 이재명 대표도 움직였다.
이 대표는 추석 이후인 9월 23일부터 영광을 찾은 데 이어 10월 3일, 9~10일, 11일을 연달아 영광을 찾는 '광폭행보'를 보이며 재보궐 선거 전면에 나섰다.
'정권심판'을 강조한 이 대표는 "지금은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전남에서 심판당하면 어떡하나"라며 기가 꺾일 것을 우려한다.
이 대표는 다음달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재판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사법 위기를 극복하고 대선가도로 가려면 여당 우세지인 부산 금정구 공략으로 분위기 전환을 해야 하나, 자칫 본진인 전남 2곳 중 1곳이라도 빼앗길 경우 '이기고도 진 전쟁'이란 비판에 직면한다.
'리더십 위기'라는 내부 비판과 더불어 외적으로는 호남에 민주당 대체 세력의 등장을 허용하는 격이 된다.
잇따른 총동원령으로 지역정치권 피로감도 커지지만, 이 대표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선거가 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호남 교두보 확보에 성공할 경우 신생 정당의 외연 확장에 성공하지만, 실패할 경우 야권분열의 원인이라는 책임론에 시달릴 수 있다.
조 대표는 민주당 일색인 호남의 일당구조타파를 강조하며 야권의 만류에도 지방선거에 참전했다.
부족한 당 조직력을 위해 '당대표 월세살이'라는 새로운 선거운동을 실천하며 당을 알렸고, 당대표의 존재감을 지역에 집중하면서 재선거를 전국이슈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조국 외 '간판급 선수'가 없어 전선을 확대하기 어려운 가운데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공격을 받으며 사실상 양당갈등의 단초가 제공됐다.
'지민비조'로 상징되는 민주당과의 우호 관계를 희생하면서도 지역정치에 도전한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정치혁신'의 신호탄은 '민주진영 분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각종 이슈 공방전에서는 상당한 선전을 거둔 혁신당이지만, 다시 정권교체 전선에서 민주당과의 관계회복에 나서야 할 숙제를 안는다.
역대 첫 지자체장 자력 당선을 목표로 뛰는 진보당과 김재연 대표는 지난해 전주을 재보궐로 강성희 의원 당선 이후 당의 최대 축제 분위기다.
수년째 지역의 밑바닥에서 주민들을 만나 봉사활동으로 민심을 다지는 '대장정' 행보로 조용히 세력을 길러온 효과를 최근 들어 톡톡히 보고 있다.
김재연 대표도 9월부터 영광으로 거처를 옮겨 새벽 4시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강행군 행보를 보였다. 선거 승리시 중앙정치 복귀와 대중정당화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운동 과정서 진보당의 선거전략이 너무 많이 노출되면서 각 정당의 견제가 이미 시작됐다.
'재보선에 강한 정당'이지만 '재보선만 강한 정당'이란 꼬리표도 한계다. 특기인 봉사활동도 전국선거나 도심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고, 다양한 타 정당인들을 수용하기 어려운 '폐쇄적인 구조'도 한계다.
국회의원이 3명으로 정치력이 아직 취약한 가운데서 미리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만큼, 향후 민주당 등 정치권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지가 숙제다.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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